도시 인문학 4-파리, 해방과 상상력의 도시
파리'파리는 단지 장소가 아니라, 정신이다.' -월터 벤야민도시는 공간 이상의 것이다. 거리와 광장, 강과 건물들이 도시를 이루지만, 진정한 도시는 보이지 않는 것, 곧 사람들이 남긴 기억과 사유, 상상력과 저항의 흔적으로 완성된다. 그런 점에서 파리는 도시의 개념이 얼마나 깊고 넓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다. 이곳은 수 세기 동안 자유를 요구하는 목소리, 현실을 초월하려는 예술가의 상상력, 철학적 질문과 실천이 뒤얽힌 정신의 실험실이었다. 혁명의 도시 - 자유를 향한 집단적 상상1789년 7월 14일, 파리 민중은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폭동이 아니라, 근대 정치의 탄생을 알린 선언이었다. 자유와 평등, 인간의 권리라는 급진적인 이상은 이 날 이후 전 유럽, 나..
2025. 4. 22.
게으름-죄인가? 시간 , 저항
게으름우리는 '게으름'이라는 말을 들을 때, 종종 죄책감이나 무능, 혹은 패배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게으름은 부지런함의 반대말이며, 무엇인가를 하지 않는 상태, 혹은 하지 않으려는 의지로 인식된다. 하지만 과연 게으름은 단순히 나쁜 것인가? 철학은 이 질문을 단순하게 넘기지 않는다. 오히려 게으름을 통해 우리는 인간 존재의 조건, 시간과 사회의 권력 구조, 그리고 욕망의 본질까지도 들여다볼 수 있다.죄일까?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게으름은 주로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었다. 중세 기독교는 ‘나태’를 7대 죄악 중 하나로 분류하며, 노동을 신과의 계약으로 간주했다. 신의 창조 질서를 따르기 위해 인간은 쉬지 않고 일해야 했고, 이 전통은 근대 자본주의 윤리로 이행되며 ‘성실’과 ‘근면’이라는 도덕적 기준을..
2025.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