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15 오페라 '돈 파스콸레' - 웃음 속의 인간 본성 가에타노 도니체티의 오페라 '돈 파스콸레'는 19세기 이탈리아 코미디 오페라의 대표작으로, 단순한 웃음 뒤에 인간 본성과 심리를 깊이 담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로마에서 초연된 이후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으며, 도니체티 특유의 밝고 유려한 멜로디와 날카로운 심리 묘사가 결합된 전형적인 오페라 부파(코믹 오페라)이다.이야기는 재산과 권위에 집착하는 노인 돈 파스콸레와 그의 조카 에르네스토, 젊은 연인 노리나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돈 파스콸레는 늙었지만 젊은 아내를 얻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며, 그 과정에서 조카 에르네스토와 노리나에게 교묘히 속는다. 결국 그는 웃음과 동시에 교훈을 얻으며, 권위와 허영,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스스로를 곤란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각 인물은 단.. 2025. 10. 11. 사실주의 화가, 장-프랑수아 밀레 - 자연과 인간의 존엄을 그린 화가 흙 속에서 태어난 화가19세기 프랑스의 노르망디 지방, 바람이 거세게 부는 바르뷔흐 마을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그가 바로 장-프랑수아 밀레이다. 밀레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자연과 노동이 주는 고된 리듬 속에 자랐다. 그러나 그에게 농사일은 단순한 생계가 아니라 삶의 근원적인 체험이었다. 가난했지만, 가족은 경건한 신앙과 근면함을 가르쳤다. 밀레는 이 환경 속에서 인간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시선을 얻었다.파리로 건너가 미술을 공부했지만, 당시 유행하던 역사화나 신화화에는 마음이 가지 않았다. 그는 도시의 화려함보다 시골의 흙냄새, 땀, 그리고 기도의 순간들에 예술의 진실이 있다고 믿었다. 그리하여 그는 현실 속 농민들의 삶을 그리는 화가로 방향을 정했다. 당시의 예술계는 이를 ‘비천.. 2025. 10. 10. 머리로 우주를 탐구한 과학자 - 스티븐 호킹 스티븐 윌리엄 호킹은 영국의 이론물리학자이다. 블랙홀이 있는 상황에서 우주론과 양자 중력의 연구를 했으며, 대중적인 과학 서적을 많이 저술한다. 그 중, '시간의 역사'는 베스트셀러가 된다. 21세에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루게릭병)을 앓아 몸을 움직일 수 없게되고, 평생 휠체어에 의지하며 살았다. 그의 삶은 과학의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역설 중 하나다. 그는 움직일 수 없는 육체 속에 갇혀 있었지만, 그 사유는 우주의 가장 깊은 곳까지 닿았다. 병으로 인해 점점 말을 잃어가면서도 그는 여전히 별을 이야기했고, 인간이 우주를 이해할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그의 존재 자체가 과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어, 인간 정신의 무한한 확장을 증명하는 상징이었다. 영국 왕립학회에 역사상 가장 젊은 회원(33살).. 2025. 10. 9. 후기 낭만 음악가 - 안톤 브루크너, 신앙과 음악 겸손한 영혼, 내면의 신을 향한 여정1824년 오스트리아 안스펠덴에서 태어난 안톤 브루크너는 도시적 감각과는 거리가 먼 시골 출신의 음악가이다. 그는 가난했지만, 교회와 음악이 곧 삶의 중심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교회 오르간을 연주하며 하늘과 가장 가까운 소리를 느꼈고, 음악을 신과 대화하는 언어로 이해하며 작곡을 하였다. 그는 사회적으로는 내성적이고 순박했지만, 그 안에는 끊임없이 신을 향해 자신을 단련하는 노력을 한다. 브루크너는 평생 불안과 열등감, 그리고 신 앞에서의 겸손함 속에서 살았지만 그 내면의 불안은 음악 속에서 장엄한 구조로 승화되었다. 그는 늘 '모든 영감은 하나님에게서 온다' 라고 말한다.그의 생애는 화려하지 않았고, 빈의 음악계에서는 종종 ‘촌스러운 신앙인’으로 조롱받기도 했다. 그.. 2025. 10. 8. 추석과 추수감사절 - 감사와 자연의 순환 다시 경험할 수 없는 긴 추석 연휴가 지나간다. 연휴의 길이를 알고 나서, 사람들은 미리 계획을 세운다. 늘 깨지는 신기록이지만 올 추석에 해외 여행 인구는 신기록 갱신한다. 연휴의 한창을 즐기며 문득 질문이 생겼다. 동서양의 추석 혹은 추수감사절은 어떤 의미이고 어떤 과정을 통해 이 절기를 만들었을까? 우리는 그 근본적인 의미를 알고 지날까? 하는 질문이다. 자연의 질서계절은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다. 지구가 23.5도 기울어진 상태로 태양 주위를 도는 것에서 비롯된다. 즉 태양의 고도와 빛의 각도에 따라 계절은 결정된다. 인간은 늘 하늘을 보며 살았다. 하늘의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하며 절기라는 것을 만들었다. 동양은 달의 주기로, 서양은 태양의 주기로 관찰한다. 인류는 그 질서를 읽어내어 하늘이 허락.. 2025. 10. 7. 우리가 잃어버린 것 10 - 시간의 끝 며칠 전, 영화 '맨 프롬 어스'의 에세이를 쓰면서 이 질문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시간은 누가 정의했는가?'였다. 주인공 존 올드맨(크로마뇽 인)은 14,000년의 시간을 살아왔다. 그의 시간은 무엇이었을까? 물론 인간이 정의 내렸다. 시간이란 자연의 반복으로 인간이 그 의미를 정의하며 과학으로 정식화한 것이다.시간을 처음 정의한 것은 고대인들이었다. 낮과 밤에 보이는 태양, 달, 별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주기적 질서를 발견한다. 그것을 기록하면서 측정하고, 오랜 시간을 두고 변화를 찾아낸다. 해시계, 물시계는 자연의 반복으로 시간을 측정하는 최초의 장치였다. 즉, 시간 정의의 시작은 이미 정해진 자연의 반복을 인간이 받아 적은 것이었다. 플라톤은 시간을 '영원의 움직이는 형상'이.. 2025. 10. 6. 이전 1 2 3 4 5 ···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