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인문학 22 - 맨체스터, 산업의 심장, 산업의 실험실
맨체스터는 지도상으로 보자면 영국 북서부의 한 도시일 뿐이지만, 인문학적으로 보면 근대 문명이 최초로 ‘의식’을 가진 장소라 부를 수 있다. 이 도시는 산업혁명과 함께 태어났고, 공장 굴뚝 사이에서 새로운 인간 유형, 새로운 시간의 질서, 새로운 도시의 구조가 탄생했다. 즉 맨체스터는 단순한 산업 도시가 아니라, 인류가 ‘기계와 함께 사는 인간’으로 변신했던 최초의 실험장이었다. 런던, 버밍엄과 더불어 영국의 3대 도시로 불린다. 사실 로마의 군사기지를 시작으로 도시가 형성되며, 중세 이후 직물업이 성하며 면공업이 발전하며 상공업의 중심으로 성장한다. 리버풀과 함께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지금은 금융, 보험 등의 상업도시로 변모한다. 늘 부지런했던 맨체스터는 시 상징물로 벌꿀을 사용한다. 18세기 말, 증기..
2025. 11. 18.
후기 인상주의 - 반 고흐, 불안정한 천재
“불안정함이 천재를 만든다”는 말은 오랫동안 예술과 철학, 심리학의 경계에서 논의되어온 주제이다. 고흐, 니체, 모차르트, 베토벤, 실비아 플라스처럼 내면의 불안과 고통 속에서 창조를 이룬 인물들이 많기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 둘을 연결짓게 된다. 그러나 조금 더 섬세하게 들여다보면, 불안정함 자체가 천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창조의 에너지로 전환될 때 천재성이 드러난다. 고흐의 생애는 한마디로 “불안과 창조의 공존”이었다. 그는 평생 정신적 불안, 외로움, 그리고 세상과의 단절 속에서 살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불안이 그의 예술의 원천이었다. 고흐는 세상을 일반적인 눈으로 보지 못했다. 그에게 하늘은 단순한 푸른 공간이 아니라 감정이 요동치는 생명체였고, 별빛은 단순한 점이 아..
2025.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