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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인문학 22 - 맨체스터, 산업의 심장, 산업의 실험실 맨체스터는 지도상으로 보자면 영국 북서부의 한 도시일 뿐이지만, 인문학적으로 보면 근대 문명이 최초로 ‘의식’을 가진 장소라 부를 수 있다. 이 도시는 산업혁명과 함께 태어났고, 공장 굴뚝 사이에서 새로운 인간 유형, 새로운 시간의 질서, 새로운 도시의 구조가 탄생했다. 즉 맨체스터는 단순한 산업 도시가 아니라, 인류가 ‘기계와 함께 사는 인간’으로 변신했던 최초의 실험장이었다. 런던, 버밍엄과 더불어 영국의 3대 도시로 불린다. 사실 로마의 군사기지를 시작으로 도시가 형성되며, 중세 이후 직물업이 성하며 면공업이 발전하며 상공업의 중심으로 성장한다. 리버풀과 함께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지금은 금융, 보험 등의 상업도시로 변모한다. 늘 부지런했던 맨체스터는 시 상징물로 벌꿀을 사용한다. 18세기 말, 증기.. 2025. 11. 18.
시작과 끝 - 아홉 해의 끝에서 나를 다시 보다 2017년 6월 어느 날 아침, 전 주의 공연을 끝내고 잠시 쉬고 있었다. 갑자기 필자의 선생님께서 전화하셨다. 급하게 여수에 내려올 수 있냐고 말이다. 나는 다음날 아침, 여수로 출발한다. 이 한 걸음이 나를 스스로 준비시킬 줄 몰랐다. 선생님의 부름에 해야만 할 것 같았고, 아니면 해야 한다고 스스로 생각했나보다. 이 시작이 GS 칼텍스 예울마루(여수)의 5년 프로젝트 '헬로! 오페라'였다. 예울마루의 기획팀장님께서 야심차게 기획하여 여수 시민들에게 오페라의 저변확대를 꿈꾸셨다. 시작은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다. 예산과 홍보의 문제는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가장 큰 벽이다. 하지만, 거기서 전환점을 찾아야 했고, 묵묵해야 했다. 1년에 2편의 작품을 제작해야 하니, 그 스트레스는 엄청났다. 조연출만 했었.. 2025. 11. 17.
후기 인상주의 - 반 고흐, 불안정한 천재 “불안정함이 천재를 만든다”는 말은 오랫동안 예술과 철학, 심리학의 경계에서 논의되어온 주제이다. 고흐, 니체, 모차르트, 베토벤, 실비아 플라스처럼 내면의 불안과 고통 속에서 창조를 이룬 인물들이 많기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 둘을 연결짓게 된다. 그러나 조금 더 섬세하게 들여다보면, 불안정함 자체가 천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창조의 에너지로 전환될 때 천재성이 드러난다. 고흐의 생애는 한마디로 “불안과 창조의 공존”이었다. 그는 평생 정신적 불안, 외로움, 그리고 세상과의 단절 속에서 살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불안이 그의 예술의 원천이었다. 고흐는 세상을 일반적인 눈으로 보지 못했다. 그에게 하늘은 단순한 푸른 공간이 아니라 감정이 요동치는 생명체였고, 별빛은 단순한 점이 아.. 2025. 11. 15.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인간과 기계의 경계에 대한 질문 20세기는 인간의 이성이 가장 눈부시게 빛난 시대이자, 동시에 그 이성이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한 시대였다. 앨런 튜링은 그 변곡점에 선 사상가이자 과학자였다. 그는 계산과 논리의 세계에서 인간 정신의 작동 원리를 해명하고자 했고, 그 과정에서 “생각하는 존재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졌다. 그는 “계산 가능한 수”에 대한 논문에서 ‘튜링 기계'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것은 명령어와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처리하며 문제를 푸는 추상적 기계였다. 오늘날의 컴퓨터가 바로 이 논리적 구조 위에 세워졌다. 그러나 튜링의 관심은 단순히 기계적 계산의 자동화에 있지 않았다. 그는 인간이 사고하는 방식 자체를 수학적으로 모델링하려 했다. 즉, 인간의 사고가 일정한 규칙과 절차를 따른다면, 그것은 기계적으로 구현될.. 2025. 11. 14.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 - 의미 있는 결과는 진실한 과정에서 나온다 주말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이 궁금했고, 지금은 빠졌다. 예전보도 못한 배구의 인기를 다시 올려주고, 배구의 매력을 한층 높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요즘 각 방송사에서는 축구, 야구, 배구 등의 스포츠를 기반으로 스토리텔링을 들려준다. 출연자들은 각 종목의 은퇴자, 아마추어 그리고 진심인 일반인들로 구성되어 그들의 심장을 뛰게 만든다.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중심은 '진심'이다. 그들의 인생을 모두 보여줄 수 없지만, 그들을 비춰주는 카메라 앞에서 눈빛과 땀 그리고 눈물은 시청자들을 잠시라도 생각에 잠기게 한다. 특별히 '신인감독, 김연경'은 빠른 전개와 뛰어난 구성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이룰 수 없을 것 같았던 꿈을 목표로 삼아 서로를 기대고 자신을 채찍질 하며 달려가고 있다. 감독으로 참여한 김연경 .. 2025. 11. 13.
오페라 '마농 레스코' - 인간 욕망과 사회, 그리고 사랑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는 베르디의 후계자로 알려진 사람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들 중 그의 작품이 꽤 많다. '라보엠' , '토스카' , '나비부인' , '투란도트' , '잔니스키키' 등 우리가 흔히 들어 본 음악들이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그가 오페라 작곡가로서의 지위를 확립한 작품이 오늘 소개할 '마농 레스코'이다. 가톨릭 신부 '아베 프레보'의 원작으로 초연의 대성공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음악으로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은 매우 탁월하다. 많은 청중들은 베르디에 이어지는 그의 작품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푸치니의 오페라 '마농 레스코'는 총 4막과 간주곡으로 구성되었으며, 총 약 2시간 공연된다. 이 작품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인간 존.. 2025.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