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2021년 12월 25일, 인류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1990년에 올라간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더 진화된 모델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우주로 출발했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지구의 저궤도로 발사되는데, 최초의 우주망원경은 아니지만 가장 크고 가장 많이 쓰이는 망원경 중 하나로, 천문학 역사상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구의 대기권 밖에서 촬영하기에 대기권의 영향을 덜 받아 해상도가 높은 영상과 사진을 찍었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우주의 팽창속도를 측정하며 많은 일들을 소화해 낸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더 깊은 우주를 탐사하고 별의 탄생과 은하의 진화를 연구하기 위해 우주로 떠난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역사상 우주를 상세한 가시광선,자외선, 근적외선으로 촬영하여 우주를 보여줬다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적외선 영역을 집중 관측하기에 먼 거리에서 오는 빛들을 더 잘 포착한다. 그 말은 우주의 초기 모습을 더 명확하게 볼 수 있고, 먼 별들이나 은하의 형성 과정도 연구할 수 있다. 그리고 생명체의 유무나 생명이 살 수 있는 행성의 발견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지구의 저궤도에 머물며 찍고 있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지구에서 약 150만 Km 떨어진 L2 라그랑주(지구와 태양의 중력 균형지점)점에 있어서 지구와 태양의 방해 없이 우주를 관찰하고 있다.
약 20년이 걸린 이 프로젝트는 보이저 1,2호 이후 또 하나의 유물이 될 것이다. 설계는 1996년부터 2002년까지, 개발은 2002년 부터 2016년까지 걸쳐 진행되면서 핵심인 거울 제작을 마친다. 제임스 웹의 거울은 약 6.5m로 18개의 육각형 금속 거울 조각을 연결한 모양이다. 거울은 베릴륨으로 만들고, 표면은 금으로 코팅하여 적외선 촬영에 최적화되어 있다. 또한 열 차폐막을 5겹으로 장착해서 태양의 열을 차단하여 최적의 온도를 유지하도록 제작된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엄격한 테스트를 진행한다. 진공테스트와 극저온 테스틀 진행하며 우주의 상황을 재현하고 확인한다. 가장 예산이 많이 들었던 거울 조정 테스트와 캘리브레이션(조정각도)은 매우 정밀하게 진행한다. 이 기술들은 전 세계의 다양한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의 협력으로 낸 결과이고, 인류의 우주 탐사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더 멀리, 더 많이, 더 가까이
2021년 12월 25일, 아리안 5 로켓이 프랑스 기아나에서 발사된다. L2 라그랑주 점으로 이동하면서 그동안 준비했던 과정을 실수없이 해낸다. 2022년 7월 제임스 웹은 첫 번째 고해상도 이미지를 보낸다. 지구에서 약 130억 광년 떨어진 은하들의 집합체를 보여준다. 130억 년 동안 여행한 빛을 우리가 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은하는 우주 팽창으로 더 멀리 떨어져 있거나 이미 사라진 별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더 멀리 보면 볼수록 우리는 우주의 시작점으로 가는 것이다. 그 우주의 시작을 '빅뱅'이라 부른다. '빅뱅'이라 부르기 때문에 어떤 폭발이 있었을 거라 생각하는데, 전혀 아니다. 점에서 폭발한 것이 아니라 모든 공간이 팽창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우주는 계속 팽창하기에 끝을 볼 수는 없다. 물리적으로 우주의 끝은 계속 멀어지고 있지만, 우리는 그 끝과 더 가까이 가고 있다.
우리는 지구에서 현재를 살고 있지만, 우리가 우주를 볼 때는 늘 과거를 보고 있다. 앞으로 제임스 웹은 우리가 알지 못한 우주가 얼마나 크고 넓고 많으지를 깨닫게 해 줄 것이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지를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인간은 탄생하였는가? 우주를 알아갈수록 그 답도 찾을 수 있을까? 끝없는 호기심과 탐구는 인간의 한계를 넘을 것이다. 보이저 1,2호가 그랬고, 허블과 제임스 웹도 그럴 것이다. 우리가 직접 볼 수 없더라도 존재한다고 믿는 가치와 진리는 분명히 존재한다. 우주여행을 떠난 지구의 유물들이 그 일을 해줄 것이다. 우리의 가장 최신의 과학 기술들이 우주의 과거를 향해 떠나는 것은 시간의 본질과 기억의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의 시간과 우주의 시간 그리고 상대적인 흐름은 우리에게 어떤 연결성을 주는 것일까?
2021년 12월 25일의 크리스마스 선물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떠났다.
우주는 왜 존재하며, 인간은 이 거대한 우주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지구인들은 무엇을 지구에 남길 것인가? 지구인들은 어디서 왔으며, 누구인가? 결국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와 르네상스를 거쳐 인간을 탐구했던 모든 이들이 현재의 우리에게 남긴 질문들과 동일하다. 왜 인간은 우주를 이해하려하는가? 그것은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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