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죄인가? 시간 , 저항
게으름우리는 '게으름'이라는 말을 들을 때, 종종 죄책감이나 무능, 혹은 패배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게으름은 부지런함의 반대말이며, 무엇인가를 하지 않는 상태, 혹은 하지 않으려는 의지로 인식된다. 하지만 과연 게으름은 단순히 나쁜 것인가? 철학은 이 질문을 단순하게 넘기지 않는다. 오히려 게으름을 통해 우리는 인간 존재의 조건, 시간과 사회의 권력 구조, 그리고 욕망의 본질까지도 들여다볼 수 있다.죄일까?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게으름은 주로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었다. 중세 기독교는 ‘나태’를 7대 죄악 중 하나로 분류하며, 노동을 신과의 계약으로 간주했다. 신의 창조 질서를 따르기 위해 인간은 쉬지 않고 일해야 했고, 이 전통은 근대 자본주의 윤리로 이행되며 ‘성실’과 ‘근면’이라는 도덕적 기준을..
2025. 4. 17.
고대의 잃어버린 과학-안티키테라 기계, 고대의 시간 철학, 우주 갈망
안티키테라1901년, 안티키테라 섬 앞바다에서 인양된 난파선의 유물 중 하나는 당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발견을 품고 있었다. 청동의 부식된 조각 속에 숨어 있던 것은, 수십 개의 정밀한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기계 장치. 훗날 ‘안티키테라 기계’라 불리게 된 이 장치는, 기원전 2세기경 고대 그리스에서 제작된 세계 최초의 천문 계산기로 밝혀졌다. 손잡이를 돌리면 앞면에서는 태양과 달의 위치, 달의 위상 변화가 계산되었고, 뒷면은 사로스 주기, 메톤 주기, 올림픽 주기까지 추산하는 복잡한 톱니 다이얼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이 작은 장치는 단순한 관측 도구가 아닌, 하늘의 질서를 모방하고 예측하려는 고대인의 지적 도전이었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기술이 전자도 없이 완전히 기계적인 방식으로 구현되었다는 ..
2025.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