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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바로크 미술가-요하네스 페르메이르, 빛과 색채, 고요함

by Polymathmind 2025. 4. 4.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얀 베르메르)

짧은 생을 살다 간 페르메이르는 네덜란드의 '황금시대' 때 활동한다. 그의 삶에 대해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1632년에 태어나 델프트라는 도시에서 활동한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여관을 운영하며 직물공으로 일하며 그곳의 화가들과 약간의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원래 개신교였는데 카타리나 볼네스와 결혼하며 가톨릭으로 개종한다. 그는 '성 루카 길드'라는 델프트 화가 조합에 가입하며 정식 화가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그의 작품은 매우 정교하지만 그만큼 속도가 느렸다. 그래서 지금까지 남은 작품은 35~40여 점이 남았고 그만큼 그의 작품은 희소성이 매우 높다. 초기에는 신화나 종교적 주제를 다뤘지만 그의 대표적인 작품은 일상적인 실내 장면을 그린 그림이 대표작품이다. 프랑스가 네덜란드를 침공하면서 미술 시장이 위축되면서 미술품 중개업도 했다. 하지만 1675년 그는 43세의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다. 사후에는 지역 화가로만 알려졌지만, 19세기 후반, 프랑스의 '테오필 토레-뷔르게'가 그의 작품을 재발견하며 다시 부활한다. 

빛과 색채의 마법사

그는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을 아주 정교하게 표현한다. 이 특징은 바로크 초기의 명암대비를 따랐지만 그는 조금 더 부드럽게 감싸는 느낌을 발전시킨다. 바로크 초기의 명암은 극적이며 강한 인공적 광원을 주로 사용하며 어두운 배경 속의 인물의 극적임을 강조한다면, 그는 자연광의 부드러움과 점진적인 명암의 변화에 집중하여 공간의 깊이감을 부드럽게 연출한다. 이런 특징은 그의 작품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순간이 영원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의 작품 중 '우유를 따르는 여인'과 '편지를 읽는 여인'은 이러한 일상의 순간을 영원히 담아내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의 그림에서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카메라 옵스쿠라'를 사용했을 가능성이다. 어두운 방이나 상자의 한쪽 면에 작은 구멍을 뚫고 바깥의 빛이 구명을 통해 들어오면 반대쪽 변에 뒤집힌 상이 맺히는 원리다. 이것을 사용하는 것은 널리 사용되지 않았을 것이라 추측하지만 당시의 네덜란드는 렌즈와 망원경 기술이 뛰어났기에 가능성은 있다. 그가 이 방법을 사용했으리라 추측하는 이유는 그의 그림에 있다. 기존의 다른 미술가들과는 다르게 선명한 세부 표현과 일부 초점이 흐릿하게 표현된 부분, 그리고 명확한 원근법과 공간 구성 때문이다. 페르메이르는 이것을 화가의 해석과 창의성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만들어낸다. 이 '카메라 옵스쿠라'는 현대의 카메라의 원형이 되며, 회화와 사진으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한다. 

우유따르는 소녀

고요함

그의 작품에서 풍기는 고요함은 그저 정적 상태가 아니라 머물러 있는 상태를 통해 자신의 의미를 드러내는 것을 표현하는 듯하다.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한 인물이 등장하며 자신이 무엇인가 하는 행동에 몰입하는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다. 세상보다는 내가 그것을 주관적으로 사유하는 것을 그려낸 것이다. 그의 고요함은 구도에서도 잘 나타난다. 완벽한 균형에 의해 오히려 더 비현실적이며 공간에서 주는 상상의 자극은 그의 작품에 더 몰입하게 한다. 앞에서도 정적의 상태가 아니라 머물러 있는 상태를 표현한다고 했다. 이 모든 순간순간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찰나 속에서 영원함을 발견하는 철학을 담고 있다. 

그의 고요함은 일상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는 철학적인 공간인 것이다. 바쁘고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 나를 나답게 느끼며 나의 존재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갖고 있는지...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나를 통한 세상은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의 궁극적인 질문을 해야한다. 거대한 사건이 아닌 작은 나의 일상이 나를 만들고, 거대한 선택이 아닌 작은 소소한 선택이 나의 미래를 만드는 것이 페이메이르가 지금 우리에게 주는 사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