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인문학 23 - 길 위의 도시, 사마르칸트
사마르칸트는 일반적인 도시가 아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제2의 도시인 이곳은 중앙아시아의 사막과 초원 사이, 실크로드라는 길 위에서 태어난 이 도시는 끊임없이 이동하는 문명들의 흔적을 담고 있다. 이곳은 특정 민족이나 왕조의 단독적 산물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여행과 정착, 정복과 교류가 겹겹이 쌓인 시간의 층위다. 그래서 사마르칸트는 ‘정체성이 없는 정체성’을 가진 도시로 불리기도 한다. 그 정체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자들의 경험과 기억 속에서만 존재한다.역사 속에서 사마르칸트는 항상 문명들의 교차로였다. 기원전 수세기부터 소그드인, 페르시아인, 투르크인, 아랍인 등 다양한 문화가 이곳을 지나고, 그 흔적은 오늘날에도 건축과 예술, 언어 속에 살아 있다. 이 도시의 광장은 단순한 물리적 공..
2025.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