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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틴토레토 - 끝없는 도전

by Polymathmind 2025. 1. 7.

틴토레토는 누구인가?

틴토레토

일반적으로 우리가 많이 듣지 못했던 이름일 것이다. 피렌체의 옆, 피렌체의 적국이었던 베네치아 출신의 화가이다. 그는 티치아노의 제자로 알려졌지만 금방 쫓겨난다. 그는 거의 독학으로 공부하여 '미켈란젤로의 구도와 티치아노의 색감'을 추구하며 피렌체와 베네치아의 기법을 추구한다. 그도 '진정한 모방'을 하고 있었나 보다. 이때 베네치아에는 천재 화가 조르조네와 티치아노가 버티고 있었고, 틴토레토와 함께 활동하던 카르파초, 피옴보, 베로네세, 엘 그레코 등이 있었다. 로마가 스페인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후, 많은 예술가들은 베네치아로 유입된다. 베네치아는 또 하나의 무한 도전과 무한 경쟁이 치러지는 소리 없는 전쟁터였다. 

그는 그림에는 사실적이다 못해 살아 움직이는 그림이었다. '노예를 구한 마가의 기적' 이란 그림은 당시엔 볼 수 없었던 구도로 그려졌다. 마가는 기적을 베풀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오는데 거꾸로 내려온다. 일반적인 중력의 이해를 벗어난 아니 깨버린 구도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다. 사람들은 이 작품을 보고 실제로 마가의 재림을 피부로 느꼈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틴토레토는 유명세를 탄다. 빛의 명암과 공간감을 극대화하면서 대작을 그려낸다. 그가 그린 그림 중 '천국'이라는 그림은 폭이 22m, 높이가 7m나 되고 등장인물만 700명이 넘는 거대한 작품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가 이 그림을 보고 감탄했단다.

그의 그림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그의 목표를 널리 알리는 스타일이었다. 입버릇처럼 '베네치아의 모든 건물에 내 그림을 걸겠다'라며 말도 안되는 말을 하고 다녔다. 사람들은 베네치아의 건물이 몇 개인데 그 많은 그림을 그리는 게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다작을 하면 작품의 질이 떨어질 거라며 비판했다. 그러나 틴토레토의 작업 속도는 굉장했다. 남들이 붓질 100번 해야 하면 그는 10번 만에 더 좋은 작품을 그렸다. 오죽하면 스케치를 내라는 기간에 그림을 완성했다 한다. 실제로 베네치아에 가면 거의 주요 건물에 틴토레토의 작품이 걸려있다. 

역시 다른 화가들이 작품의 질이 떨어진다. 혼자 시장 독식을 한다 등  틴토레토를 비난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자신의 화풍으로 그림을 그려낸다. 그는 피렌체와 베네치아의 두 특징을 자신의 것으로 그려 변함없는 주목을 받는다. 그림에 나타나는 그의 도전은 독특한 대각선 구도와 강력한 빛과 그림자, 빠른 붓질이지만 섬세하고 꼼꼼한 마무리는 그림이지만 마치 움직이는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무리 비난을 해도 비난하는 이들은 그의 예술을 따라올 수 없었으리라.

끝없는 도전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1등이 살아남는다. 왜 1등만 살아남을까? 1등에게는 어떤 매력 혹은 마력이 있다. 어느 순간 그 제품을 손에 들고 있고, 어느 순간 그것만 먹고, 그것만 찾는다. 그렇다고 지금 1등이 영원한가? 결코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른 1등이 나오기 때문이다. 끝이 없다. 누군가의 끝없는 도전이 계속 새로움을 창조해 내고 있는 것이다. 1등을 부러워할 수 있다. 하지만 부러워만 해서는 안된다. 왜 1등인지, 무엇이 1등으로 만들었는지, 어떤 매력이 있는지 알아야 한다.

틴토레토가 추구하던 '미켈란젤로의 구도와 티치아노의 색감'은 그를 끝없는 도전으로 이끌었다. 마치 그의 인생 구호였던 이 말은 그가 기본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를 알 수 있다. 엄청난 수의 작품과 압도하는 크기와 구도, 색채는 그가 단순히 다작 예술가가 아니었음을 말해준다. 그의 철저한 기본기와 정확한 붓질은 그 어느 누구도 따라올 자가 없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말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인생 구호처럼 어느 하나만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선택하여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도전을 끊임없이 했다. 세상을 놀라게 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은 결코 한 가지만 선택하지 않는다. 결코 한 가지의 전문가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 세상을 압도하는 힘은 기본에 충실하며 끝없는 도전을 하는 폴리매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축복이다. 

'베네치아의 모든 건물에 내 그림을 걸겠다'  틴토레토의 도전정신은 지금도 관통하는 절대적 가치를 지닌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