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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오페라 '마술피리' -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by Polymathmind 2025. 1. 8.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두 말하면 잔소리 세 말하면 입이 아프다. 모차르트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의 인생을 다 알지는 못해도 그의 음악을 평생 한 번도 안 들어본 사람은 감히 말하지만 없다! 아마 듣고 싶은 생각이 없었어도 어디선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들었던 그 음악이 그 음악이다. 그는 서양음악사에서 가장 위대한 작곡가이다. 벌써 입 아프다.

모차르트

그는 그냥 천재였다. 누나의 피아노 수업을 어깨 너머로 보면서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고 다섯 살 때 이미 작곡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야심이 충만한 음악가였다. 아들의 천재성을 발견한 후, 직장을 그만두고 아들 매니저 역할을 자청한다. 유럽 각지로 연주여행 겸 돈을 벌러 나간다. 독일은 물론이고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을 돌며 당시 유명한 작곡가들과의 교류를 시도한다. 모차르트는 어린 나이에 안정된 생활을 하지 못한 이유로 성격의 문제가 많이 생기기 시작한다. 작곡을 강요받고, 연주를 강요받는 중에 사람들과의 관계성이 원만하지 못한다. 그가 여러 사람들과 주고받은 서신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변태적인 성향과 심한 감정의 기복이 드러난다. 물론 모차르트는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실컷 하고 있기에 행복했다. 그렇지만 다른 면에서는 그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에 정착하기로 한다. 궁정음악가로 취직을 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울타리에서 벗어났다는 이야기도 된다. 하지만 그의 자유분방한 성격은 궁정 안에서 말썽을 일으킨다. 결국 대주교의 눈밖에 나서 빈 Wien으로 떠나 죽을 때까지 그곳에 산다. 빈 Wien에서 아내 콘스탄체를 만나 결혼하며 잠깐은 안정된 생활을 하는 듯했으나, 결혼 생활도 그리 만만치는 않았다. 그는 잠깐 베토벤을 만나기도 한다. 베토벤이 14세 때 모차르트를 찾아와 수업을 받기 원했고, 베토벤의 재능을 알아본 그는 무료 수업을 한다. 아쉽게도 한 달짜리 수업이긴 했지만.... 모차르트는 매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어마어마했다. 그것은 이성뿐만 아니라 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해당이 되었으리라. 후대에 음악평론가들은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음악을 이렇게 비교한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하늘로부터 땅으로 내려오고, 베토벤의 음악은 땅에서부터 하늘로 올라간다'

모차르트의 작곡하는 모습을 직접 본 건 아니지만 그의 작곡 속도는 다른 작곡가들과 달랐다. 마치 틴토레토처럼 남이 100번 붓질할 때, 10번의 붓질로 끝내버렸던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가 남긴 음악은 전 장르를 합치면 800여 곡이 넘는다. 하늘에서 신이 내려주는 음악을 받아 적으려면 얼마나 예민해야 할까? 하지만 그의 음악에는 그 예민함보다는 각종 음악 양식을 흡수하여 또 다른 창조적인 음악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하늘은 재능을 내려줬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것은 인간이다. 모차르트는 그 재능을 그의 상황에서 굴하지 않고 신에게 보답한다. 이것은 '어떤 아름다움을 남길 것인가?'의 고민이 늘 있었다는 것이다. 그에게 들리는 모든 소리와 보이는 모든 자연은 그의 손을 통해 음악이라는 우주로 나타난다. 

오페라 '마술피리'

그가 죽기 두 달 전에 완성한 대사가 있는 오페라(징슈필)이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다. 원작은 핀란드의 동화를 바탕으로 엠마누엘 쉬카네더가 대본을 썼고 모차르트에게 작곡 의뢰한다. 사실 이때 모차르트는 든든한 후원자 황제 요제프 2세가 사망하고 후원이 끊어져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다작을 하고 있었다. 더 이상 작곡이 불가능했음에도 '마술피리' 작곡 의뢰를 받아들인다. 공연 며칠 전에 완성한 이 오페라는 대성공을 거둔다. 그 이유는 그동안 이탈리아어로 오페라를 작곡했는데, 이 작품은 독일어로 작곡하여 당시 귀족들이 아닌 평민들이 많이 보게 되서이다. 그리고 신비로운 동화 이야기는 '프리메이슨'의 상징과 이야기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당시 모차르트와 쉬카네더는 인도주의, 박애주의를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의 모임이었던 '프리메이슨'의 일원이었기 때문이다. 

모차르트와 쉬카네더가 '마술피리'를 통해 어떤 이야기와 질문을 하고 싶었을까?

우리와 같은 인간 '타미노'는 거대한 뱀에 쫓겨 이상한 나라로 들어선다. 거기엔 새 깃털을 달고 다니는 '파파게노'와 무섭게 생긴 못생긴 아줌마 세명의 시녀들, 그리고 그들의 보스 '밤의 여왕' , 밤의 여왕의 딸 '파미나'와 그녀를 잡은 흑인 '모노스타토스'와 그의 흑인 노예들. 밤의 여왕과 반대쪽에 서 있는 '자라스트로'와 세명의 천사 등을 만난다. 

다양한 인간상을 보여주고 싶었던게 아니었을까? 우리 모두는 다르다. 다른 것을 인정할 때 더 올바른 길과 상황을 선택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 선택이 바로 역사이지 않을까? '마술피리'에서는 다양한 성격의 인간을 보여주며 내 주위의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한다. 특히 흑인을 등장시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당시엔 흑인을 많이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괴팍하게 묘사는 했지만, 흑인도 똑같은 사람이라는 하소연의 노래를 넣어 평등함을 강조한다. 한쪽으로 쏠려 있는 서로의 사이로 세명의 천사는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기도 한다. 밤의 여왕의 야심과 태양을 섬기는 자라스트로의 대결, 그리고 거기서 방황하는 파미나. 이 모든 인물들은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여기에 정점은 '권선징악'이지 싶다. 악은 결국 멸망하고 선이 승리하는 공식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이 추구하는 희망 혹은 인간이 그동안 봤던 결론인가 보다. 

프리메이슨의 정신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있다. 오페라 안에서 '3'을 찾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세명의 시녀, 세명의 천사 그리고 자라스트로의 성전은 삼각형의 피라미드이다. 숫자 '3'은 자유, 평등, 박애 그리고 프리메이슨의 등급인 도제, 직인, 마스터를 상징한다. 또한 3개의 문, 3가지 시험, 3가지 교훈 등 정말 많은 '3'이 등장한다. 또한 당시 여성의 인권은 신경 쓰지 않았던 시대였다. 그러나, 오페라에선 여성의 인권과 여성의 자주적인 선택과 거침없는 행보는 프리메이슨의 고민과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프리메이슨이 사회를 개혁하려는 기본 이념인 계몽주의를 녹여내고 그것을 통해 낡은 질서는 파괴되고 새로운 질서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가 내포되었다.

평생을 귀족과 왕을 위해 음악을 작곡했던 모차르트는 그의 마지막 오페라 작품인 '마술피리'를 통해 고해성사를 한것이다. 신이 자신에게 주신 재능을 모든 사람들이 아닌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들려준 죄, 그것을 '마술피리'를 통해 회개하는 마음이었지 않았을까? 프리메이슨의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를 개혁하여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나아가고자 하는 마지막까지의 그의 도전 정신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