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텔로는 누구인가?
피렌체 출신의 조각가인 도나텔로는 로마의 고대 조각을 연구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중세적 자연주의의 전통과 고전의 형태미에 의하면서 차츰 사실주의로 발전한다. 원근법을 써서 입체감을 감조하고 특히 '가타멜라타의 가마상'은 걸작으로 꼽힌다. 기베르티, 브루넬레스키와 함께 르네상스 초기 3대 조각가로 불린다. 미켈란젤로와 감히 비교할 수 있는 유일한 15세기 거장이기도 하다.
도나텔로를 들여다 보면 창조를 위해 파괴를 일삼고, 대중 생각에 충격과 불편을 주며 새로운 창조세계를 열었다고 할 수 있다. 어릴 때 아버지를 잃고 일생 독신으로 살아가며 힘든 시절을 보낸 사람이다. 그의 경이로운 작품들은 모두 이 고통 속에서 용광로처럼 뜨겁게 쏟아져 나온 것이다. 그의 스승은 기베르티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기베르티와 경합을 했던 브루넬레스키와 로마 유학을 함께 떠나는 동료가 된다. 브루넬레스키가 로마에서 건축물을 관찰하고 공부했다면 도나텔로는 주물 작업장에서 청동 주물을 연마했다. 다시 로마에서 피렌체로 돌아가 스승이었던 기베르티 조수로 돌아가 작업을 하기도 한다. 그가 피렌체에 돌아와 '복음서의 저자 성 요한'을 제작하면서 브루넬레스키의 원근법을 적용한다. 그는 조각에도 원근법의 원리를 철저하게 대입시킨 첫 번째 사람이었다. 원근법을 적용시킨 작품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성 조지'이다. 이 작품은 사실적인 묘사 때문에 사람들이 그의 작품에 열광하기 시작한 작품이기도 하다.
도나텔로의 중기 작품을 만나면 확 달라진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선지자 하박국' 이란 작품은 원근법을 이용한 사실주의가 초기 작품이라면, 중기 작품은 인상주의의 향기가 난다. 사실적 묘사보다는 인생을 담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작품이다. 하박국이란 선지자의 이름은 '하나님과 씨름하는 사람'이란 의미인데 핍박을 받는 의인들의 현실을 하나님께 항변한 인물이다.
도나텔로는 이 조각의 모델로 정신이상자를 세운다. 그는 외면보다는 하박국의 내면을 동감하는 성찰을 하려 했다. 사실적으로 묘사하려 한 것보다 뭔가 인상주의 미학을 추구하는 듯한 모습이 강해졌다. 초기 사실적인, 당시 모든 예술가들이 사실적인 묘사를 할 때, 도나텔로는 그것을 파괴했다. 사람들은 이런 그의 작품에 열광한다. 피렌체를 넘어 적국이었던 베네치아까지 그의 명성은 높아졌다.
그의 말기 작품은 완전히 달라진다. 도나텔로의 정신세계가 의심이 들 정도로 초현실주의처럼 보인다. 막달라 마리아는 보통 순결하고 표현을 하는데, 이 작품은 기괴하다 못해 참혹한 모습이다.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의 여자 제자로 귀신에 시달리다가 예수님께 구원받아 예수의 제자가 된다. 예수의 십자가 달리심을 직접 목격한 사람이기도 하다. 또한 부활한 예수님을 가장 먼저 만난 사람이다. 도나텔로는 그의 인생을 아주 정확하게 나눌 수 있는 작품으로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다. 사람들은 그것을 불편해하지만 그것에 열광하기도 한다. 도나텔로는 베스트셀러나 값비싼 작품에는 관심이 없었다. 자신과의 경쟁을 했고, 그 경쟁에서 새로운 창조물을 탄생시켰다. 그것이 비록 대중들이 불편해하더라도 기존의 틀을 깨고 방식을 뒤집어 인간의 본질을 더욱 깊이 파고드는 경쟁을 했다.
고통에서 창조를 잇다
도나텔로의 인생은 고통을 가득차 있었다.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신과 싸움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항상 자신과 타협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실패를 많이 한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르네상스의 천재들이 모두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실패를 경험하고 실수를 거듭하며 고통의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그 실수와 실패를 반복하지 않았기에 그 고통의 시간에서 희망(꿈)을 봤고, 그 시간을 거치며 성숙했다. 나를 깨는 것, 사회의 틀을 깨는 것 그것이 창조를 시작하는 첫걸음이다.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에 가면 도나텔로의 조각상을 만날 수 있다. 그의 오른손에 무엇이 보이는가? 망치다. 도나텔로는 지금도 언제든지 무엇인가 깰 준비를 하고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진정 새로운 창조를 위해 망치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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