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의 얼굴 '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
알베르티는 르네상스 미술을 이끈 사람으로 건축가, 화가, 미술이론가, 인문학자, 수학자, 물리학자, 화학자, 시인, 생물학자, 성악, 기악 등 여러 방면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그의 '회화론'은 미술의 기초인 회화를 원리적으로 분석한 책으로 지금까지 읽히고 있다. 그는 그 책에서 '2차원 표면에 3차원 공간 구현하는 것'이 예술가의 목표라고 말한다. 그림이나 조각 심지어 건축물까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사실적으로 보일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전진했다. 또한 '조각론' , '건축론' 등을 집필하면서 그는 '르네상스의 얼굴'이라고 불리게 된다.
또 다른 그를 바라보자. 그는 모방의 천재였다. 앞뒤가 다르지 않는가? 모방이라는 부정적인 어감이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 하지만 그는 모든 천재들이 닮고 싶어 했으나 어느 누구도 닮을 수 없었던 천재 중 천재였다. 르네상스 초기엔 단테, 페트라르카, 보카치오의 용기 있는 발걸음으로 시작이 되었다면 중기에는 알베르티의 시대였다. 그가 르네상스 후기 미켈란젤로로 이어지는 전성기의 다리를 놓았다. 피렌체 귀족 출신이며 볼로냐 대학 법학박사며 교황의 법률가로 피렌체의 공의회를 가능케 한 알베르티였다. 그는 '회화론'에서 이렇게 말한다 '고대의 예술가들은 그들 주위에 널려 있는 예술품을 보면서 아무 어려움 없이 이를 익히고 모방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말이다.
인간이 눈으로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들, 이 모든 건 신이 창조한 것이다. 인간은 신의 창조물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이다. 그것을 예술가들이 하고 있다. 즉 예술이란 신이 창조한 것을 모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인간의 창조는 신의 창조물과 그 창조물을 표현한 옛 시대의 모방을 통해 또 다른 모방을 낳는, 다시 말하자면 신의 창조물을 다시 창조하고 다시 창조하는 또 하나의 창조이다. 알베르티는 창조를 위해 진정한 모방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모방의 천재
그가 로마에서 교황의 법률가로 일하면서 로마에 있던 건축물들을 모방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우선 '콜로세움'을 꼼꼼히 관찰한다. 높이, 넓이, 아치의 갯수, 아치의 폭, 해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자, 3층을 받치고 있는 기둥들, 기둥의 높이, 지름 등등 말이다. 또한 그리스 로마시대의 조각품도 관찰하는데 얼굴길이가 신체길이의 1/8이 될 때 가장 아름답다는 8등신 비율의 재발견과 양팔을 벌렸을 때의 길이가 키와 같다는 것도 발견한다. 수없이 관찰을 반복하면서 그는 고대 건축물의 기둥에 나타난 비율과 고대 조각품의 인체 비율의 상관관계를 발견한다.
황금비율을 찾아 낸 알베르티는 르네상스 건축의 모델이라 할 수 있는 '루첼라이 저택'을 건축한다. 이 저택은 '콜로세움'을 모방했다. 1층은 이오니아식, 2층은 도리아식, 3층은 코린트식으로 하여 삼분법을 적용시킨다. 후에 교황공문서 보관청이 된 팔라초 델라 칸첼레리오 같은 건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뿐만 아니라,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의 건축사에도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모방이다!! 알베르티의 '루첼라이 저택'과 명품 짝퉁의 차이는 무엇일까?
왜 알베르티의 '루첼라이 저택'은 르네상스의 최고의 건축물이되고 진품과 가품을 가리기 힘든 명품 짝퉁은 허접한 가짜냐 말이다. 그것은 알베르티가 '회화론' 마지막 장에서 찾을 수 있다.
'부지런함과 끈기, 그리고 학습을 통해서 완전한 예술이 탄생한다는 교훈을 잊지 마십시오;'
단순한 표면의 유사함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의미를 찾아감으로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 낸 것이 그 차이다. 그가 말한 학습은 여러 분야의 본질을 찾는 것이다. 나의 전문적인 지식에 갇혀있지 않고 다른 지식과의 적극적인 교류를 말한다. 즉 인문학적인 사고능력이 창조의 비밀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는 또 이렇게 말한다.
'자연의 모습을 정확하게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연구를 위해서 눈과 마음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항상 학습과 노력을 아끼지 말고, 아름다움(미)를 찾아내어 늘 배우도록 하십시오.'
신이 만들어 낸, 이 모든 것을 모방하라고 한다. 그것이 창조의 비밀이라고 한다. 우리가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그 재능을 끊임없는 노력과 끈기로 갈고 다듬는다면 '열정적인 모방'을 통해 창조를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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