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
이탈리아 오페라의 거장으로 그의 작품은 극적인 감정 표현과 사실적인 이야기 전개 그리고 매력적인 음악 선율로 유명하다. 그는 사회의 복잡성과 인간 감정을 깊이 탐구하며 갈등과 사랑, 고뇌 그리고 운명을 음악적으로 묘사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푸치니의 작품은 현재까지도 가장 많이 공연되는 '라 보엠','토스카','나비 부인','서부의 아가씨' 등이 있다.
그의 음악의 특징 중 하나를 꼽자면, 리얼리즘이다. 사회적 현실, 인간의 내면, 그 속에 감정의 복잡성을 잘 잡아낸다. 푸치니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일상적이고 평범한 사람들이다. 영웅이나 신적인 존재가 아닌 가난하고 외롭고 고뇌하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끌어간다. 그렇다고 인간의 감정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사회적, 정치적 이슈를 다루며 역사적인 흐름을 잡는다. 지금 다룰 오페라 '토스카'는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앞서 다룬 '나비 부인'은 문화 충돌과 제국주의를 다룬다. 그의 작품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고뇌를 사회적, 정치적 현실에 놓고 생생하게 만들어 낸다. 거기에 그의 음악이 더해지면 그 깊이는 더 깊어진다.
오페라 '토스카'
오페라 '토스카'는 1800년 로마가 배경이다. 프랑스의 나폴레옹은 전 유럽을 전쟁터로 만들었다. 프랑스 혁명의 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를 내세우며 아이러니하게 유럽 대륙을 지배하려 한다. 로마는 함락 당하고 교황 피오 6세의 힘을 약화시키려 한다. 오페라의 주인공 카바라도시는 혁명적 이상을 가진 예술가로 묘사되며, 그의 연인인 토스카는 그 당시의 정치적 격변 속에서 자신의 사랑과 국가를 위해 싸우는 인물로 등장한다. 스카르피아는 교황청의 경찰 총독이라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이는 교황청의 권력과 그에 맞서는 혁명적 세력 사이의 긴장 관계를 구성한다. 그 구성은 사랑, 희생, 죽음이라는 흐름으로 흘러간다. 정치적 부당한 탄압에 저항하며 예술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능을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인간의 운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의 노력이 운명을 거스를 수 없을까?의 질문을 던진다.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었지만, 토스카는 마지막을 자신의 의지를 보여준다. 운명과 인간의 의지의 충돌이다. 운명에 도전하는 인간의 한계를 보며 과연 우리의 운명은 누가 정하는가의 질문을 해본다.
오페라 '토스카'에서 바로크적 요소를 찾아 볼 수 있다. 인간의 감정을 극단적으로 대비시켜 바로크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토스카와 카라바도시의 사랑과 스카르피아의 증오, 거짓 처형을 믿는 토스카의 희망과 죽은 카라바도시를 확인하는 절망은 음악과 함께 감정의 대비를 정확하고 확실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1막의 산탄드레아 성당, 2막의 파르네제 궁, 3막의 산탄첼로 성은 모두 바로크 시대의 건축물이다. 권력과 통제 안에 있는 사람들을 표현하며 그것을 벗어나려는 의지를 더욱 크게 보이는 의미를 갖는다.
역사적 사건
프랑스 혁명은 교회와 국가의 분리를 목표로 하였고, 교황청의 권력을 강하게 도전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혁명 정부는 교회의 세속적 권력과 경제적 특권을 제한하고, 교회 재산을 국유화한다. 교회는 왕권의 지지 세력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에, 프랑스 혁명 정부는 교황청을 견제한다. 나폴레옹이 로마로 간 이유가 바로 교황을 내리기 위함이었다. 나폴레옹이 황제로 즉위할 때 교황의 허락과 축복을 받지 않고 자신이 왕관을 들어 자신의 머리에 쓰며 유럽 전역을 장악했던 교황의 권위에 도전한다. 카라바도시는 교황청의 집중된 권력이 교회의 타락 원인이라 믿었고, 프랑스 혁명의 자유, 평등, 박애를 받아들여 이탈리아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운다.
신라의 삼국통일의 과정과 비슷하다. 당나라의 도움을 받아 삼국을 통일하는 것은 프랑스의 힘을 입어 교황을 물러나게 하려는 이탈리아와 비슷하다. 동서양의 역사적 사실이 유사하다는 것은 인간의 삶이 본질적으로 비슷하다는 것을 말한다. 권력의 변화와 사회의 재편성 그리고 갈등은 보편적인 현상인 것이다. 서양의 역사가 서양에서만 반복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역사적 보편성과 반복을 이해하면 아픔을 반복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토스카가 산탄첼로 성벽 끝에서 하늘을 향해 자신이 죽인 스카르피아에게 외친다.
"오! 스카르피아, 신 앞에서 보자"
카라바도시를 죽인 스카르피아, 스카르피아를 죽인 토스카. 심판은 신에게 맡기고 자신의 의지로 성벽에서 뛰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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