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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셰익스피어, 던져진 의미

by Polymathmind 2025. 2. 25.
윌리엄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

영국의 르네상스 시대의 극작가이자 시인으로 문학사에 있어 중요한 인물 중 하나다. 그는 새로운 단어와 표현을 만들어낸다. 그의 작품에는 인간의 감정, 운명, 권력, 사랑, 배신 등의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면서 시대를 초월하는 깊이를 가지고 있다. 캐릭터들은 단순하게 이분법적으로 영웅, 악당으로 묘사하지 않고 그들도 감정을 가진 인간으로 그린다. 그럴 수밖에 없는 그들의 서사를 묘사함으로 인간의 심리를 정밀하게 표현한다. 앞서 다뤘던 '오텔로'에서도 질투와 불안을 통한 인간의 무너짐을 악당으로 묘사하지 않고 그저 인간, 우리와 동등한 인간의 갈등으로 묘사한 것처럼 말이다. 그는 시적 언어와 산문적 언어를 적절히 혼합하여 인물의 성격과 상황을 표현한다. 왕이나 귀족은 시적 언어를 사용하여 품격을 강조하고 일반 계층은 산문을 사용하여 현실적이고 친근하게 쓴다. 감정이 격해지면 시적 언어의 리듬을 깨서 극대화시키기도 하고 독백을 통한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감정의 미묘한 변화들도 생생하게 표현한다. 그는 사회와 시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인간의 모순을 비판하기도 한다. 검열이 있던 시대였지만 풍부한 비유와 상징을 통해 시대를 비판한다. 
사실 셰익스피어가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주장이 늘 제기된다. 대필 작가였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한다. 사실 그의 작품에는 철학, 법률, 외국어(라틴어,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의 이해가 풍부하다. 하지만 그는 중산층 출신이었고, 정규 대학 교육을 받은 기록이나 증언이 없다. 친필 서명은 단 6개가 있는데, 모두 필체가 일정치 않고, 심지어 맞춤법도 다르다. 이 의혹을 믿는 사람들은 귀족이나 유명 인물들이 셰익스피어라는 가명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말한다. 철학자이자 과학자였던 프랜시스 베이컨, 귀족이었던 에드워드 드 베어, 동시대 극작가인 크리스토퍼 말로우 등이라 한다. 
당시 동료들의 언급과 그의 희곡이 런던에서 공연된 기록이 남아있어 공식적으로는 셰익스피어가 실존 인물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물론 그 자료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원작과 오페라를 비교한다면 오페라에는 서사와 철학적인 부분이 부족하다. 거대한 작품을 음악과 함께 축약하는 작업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작이 있는 오페라는 느닷없는 서사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원작은 대사 중심의 연극으로 복잡한 인물 관계와 정치적, 사회적, 인물 간의 갈등이 철학적이고 문학적으로 깊이가 있다. 하지만 오페라에서는 영어에서 프랑스어로 언어가 바뀌고 그 안에서 오는 언어적 뉘앙스의 괴리감을 줄이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대사들은 음악으로 채워야 하는 것도 작곡하는 입장에서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제일 어려웠던 점은 아마도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오페라로 작곡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었다. 이미 높은 문학적 평가를 받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그의 음악도 그에 걸맞아야 한다는 압박은 어마어마했을 것이다. 작곡가 구노는 원작의 깊이를 음악적으로 표현하려고 강렬한 독창과 듀엣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음악적 주제를 통해 사랑을 표현한다. 예를 들자면 원작에는 로미오가 줄리엣이 죽을 줄 알고 그 옆에서 죽음을 선택한 후, 줄리엣이 일어나 진짜 죽음을 선택하며 마무리되지만, 오페라에서는 극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죽어가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심히 아름답고 아름다운 선율의 듀엣을 부르며 그 둘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 사랑으로 떠난다. 
원작과 오페라의 간극과 한계는 분명 존재했지만, 음악적인 감정선과 아름다움은 원작의 주제를 우리에게 강렬하게 전해준다. 

던져진 의미

운명이다. 인간의 삶과 죽음을 지배하는 것은 바로 운명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들이 사랑에 빠지는 것 부터 그들의 저항과 죽음은 우리가 선택한 것이지만, 이미 운명에 의해 결정되어 있다는 아이러니를 생각하게 한다. 이상적인 사랑은 과연 있는가? 혹은 사랑이 세상을 이끄는 가장 강력한 힘이지만, 현실과의 충돌은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가의 질문도 할 수 있다. 결국 죽음만이 이상적인 사랑을 완성하는 것일까? 죽음을 넘어 영원한 사랑을 이뤄내는 것이 승리한 것일까? 
우리는 운명 안에서 갇힌채 살아가야 하는 걸까? 그럼 신이 준 자유 의지는 무엇일까? 그저 정해진 운명에서 흘러가는 것이 우리의 운명인가? 신은 우리를 운명이라는 기다란 실을 매달아 놓고 우리에게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자유 의지를 주신 것이다. 운명은 가능성이나 확률이며 그것을 얼마든지 선택하고 그 길로 갈 수 있는 의지와 믿음을 가진다면, 그 확률이나 가능성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도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그들이 찾은 것 아닐까?
운명 여러 확률적인 가능성이 존재한다면, 우리의 선택과 믿음으로 확률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마주치는 현실이 여러 가능성이라면, 그것을 언제든지 어떤 방식으로든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양자역학'의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