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13호
1970년 4월 11일 13시 13분, NASA가 달을 향해 발사한 세 번째 달 착륙 우주선 아폴로 13호가 준비된다. 앞서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성공에 고취되어 있는 미국은 9개월 만에 다시 유인 우주선을 달로 보낸다. 1995년 영화 '아폴로 13호'는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달로 출발한 지 3일째 되는 날, 산소 탱크 결함으로 우주선 한쪽이 떨어져 나간 채 지구로 긴급하게 귀환하는 과정을 그렸다. NASA의 우주 프로젝트는 냉전이 낳은 가장 위대한 희생이라 말할 수 있다. 1967년 아폴로 1호는 지상 테스트 중 화재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우주비행사 세 명이 사망한다. 아폴로 미션이 끝나고 우주 왕복선 미션 때는 1986년 챌린저호 폭발 사고와 2003년 컬럼비아호 공중분해 사고로 많은 희생자들이 있었다. NASA는 컬럼비아호 사고를 계기로 우주 왕복선 미션을 종료한다. 비극적인 사건이지만 사고를 통한 탐사의 안전성이 개선되고 절차가 까다로워진다.
아폴로 13호 선장 짐 러벨과 잭 스위거트, 프레드 헤이즈는 철저하고 완벽한 준비 끝에 우주선에 오른다. 이미 그들의 눈은 달을 향해 있었고, 닐 암스트롱처럼 달을 밟는 상상을 하며 출발한다. 1단계 분리를 하면서 엔진 5개 중 1개가 작동 되지 않아 문제가 있었지만, 나머지 4개의 엔진으로 추진을 충분히 얻을 수 있어 미션은 계속 진행된다. 달까지는 3일 정도 걸리는데 이틀째 되는 날, 모선과 착륙선의 산소를 합치는 과정에서 산소 탱크의 폭발이 일어나면서 전력과 산소 공급에 문제가 생긴다. 달 착륙 미션은 불가능해졌고, 그들이 무사히 지구로 귀환하는 미션으로 전환된다. 지구의 케네디 우주센터는 그들의 산소와 전력 그리고 연료량을 계산하고, 가장 빠른 귀환과 연료를 아끼기 위해 달의 중력을 이용한 자유 귀환 궤도를 사용하기로 결정한다. 방향을 조절하여 달의 중력으로 들어가고 달을 한 바퀴 돌게 된다. 그리고 모선의 산소가 부족해지자 달 착륙선으로 옮겨 산소를 사용하고 6일째 귀환선으로 옮겨 탄다. 대기권을 통과할 때 통신 두절되는 시간 1분 30초 후, 아폴로 13호 우주인 3명은 무사히 태평양에 귀환한다.
위대한 실패
아폴로 13호 우주 사고는 인간의 위대함과 연약함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인간의 달 정복은 위대한 역사임은 틀림없다. 과학적, 기술적 그리고 인간의 위대함이 최대치로 발휘돼야 가능한 일이다. 지구에서 달까지는 3일간의 여행이지만 거리는 약 38만 4,400km로 정말 먼 거리를 가는 것이다. 지구를 출발하는 일도 대단한 일이었다. 달 착륙이라는 목표는 실패했지만 승무원들이 모두 생환한다. 그것은 우주인들과 지구에서의 스텝들은 침착했으며 즉각적인 문제 해결 능력 때문이었다. 우주선 내부에 이산화탄소가 증가하자 안에 있는 기기들을 분해 조립해서 이산화탄소 제거 장치를 만든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이 사고로 우주선 설계, 위기 대처 시스템, 우주 관제 센터와의 협력은 더욱 발전되어 우주 리스크에 대비 프로세스를 새로 쓰게 된다.
실패란 무엇일까? 아폴로 13호 무사 귀환을 보면서 실패는 단순히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만드는 과정일 수 있다. 그 과정은 실패를 그저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위한 힘을 선택해야 한다. 아폴로 13호의 사고가 운명이었다면, 그 속에서 인간의 의지와 선택이 개입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본 것이다. 인간은 운명을 극복할 수 있으며 인간의 물리적, 자연적 한계를 인간의 이성과 도덕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그리고 땅에서 하늘만 바라봤던 시절을 지나, 망원경으로 별을 보고, 우주선을 발사하며 인간을 달까지 보내는 것은 인간이 스스로 존재를 드러내려 하는 본능이다. 하이데거는 '존재란 스스로를 초월하려는 것'이라 했다. 이 실패를 통해 더 넓은 우주로 확장 할 수 있는 인간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초월의 과정이 시작된 것이다. 인류는 늘 미지의 세계를 탐험했다. 우리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필연적인 과정이다.
실패를 그냥 실패로 선택하느냐, 아니면 위대한 실패로 위대한 인간이 되기를 선택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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