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신체 개념
고대에는 몸을 물리적 존재로만 생각하지 않았다. 신성함, 질서, 힘, 미학의 총결합이라고 인식한다. 이집트는 신과 왕을 연결하는 고리가 몸이라고 믿었다. 우주를 관찰하며 이해하고, 왕은 곧 우주의 질서라고 생각했다. 파라오의 몸은 신의 뜻과 왕의 정신을 연결하는 신성한 도구로 죽은 후에도 보존해야 했다. 도구는 낡아서 쓰임새가 없어지지만 신의 뜻을 담았기에 수많은 방법을 통해 미라를 제작하게 되었고, 보관을 위해 우주를 담은 거대한 무덤을 건축한다. 단순한 시신 보존이 아니라, 영혼이 영원히 몸과 함께하기 위한 신성한 과정이었다. 영혼은 자유로워도 몸이 온전하다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시신을 정교하게 보존한다. 그리스에서는 미와 윤리의 상징이었다. 올림픽을 그린 그림에서는 선수들이 알몸으로 경기를 뛴다. 신체의 완전성을 드러내기 위함이었고, 단련된 몸은 이상적인 조화와 균형을 갖춘 몸이라고 생각한다. 플라톤은 '육체는 영혼을 담는 그릇이다'라고 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몸은 영혼과 연결된 유기체다'라고 했다. 인간의 영혼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며 그것을 담고 있는 몸은 아름다워야 했다. 로마에서는 그리스보다 더 실용적인 개념을 갖는다. 로마의 정복전쟁은 건강한 신체를 요구하고, 강인한 신체가 권력과 질서를 의미했다. 그들은 어디서나 몸을 단련하는 것이 중요한 문화였다. 하지만 후기 로마 때는 향략과 사치 속에서 신체의 인식이 달라지기도 한다.
중세의 신체 개념
중세는 기독교의 영향이 강했던 시기다. 몸은 타락했지만 영혼이 구원을 받기 위해 욕망을 절제해야 한다고 했다. 그 이유는 로마의 부작용을 바로 잡으려는 인식이 컸다. 수도원들이 생기며 금욕과 단식을 통해 신체를 억제하는 것이 구원의 방법이라고 믿었다. 성자들은 몸을 고통스럽게 하여 신앙을 증명하려 했다. 이것은 예수의 고난과 연결했다. 그리스-로마 시대의 해부학이 시작되었지만 중세에는 교리에 의해 억압되었다. 몸은 신이 창조한 완전한 창조물이기에 함부로 다뤄서는 안된다고 했다. 하지만 십자군 전쟁으로 이슬람의 해부학이 다시 유럽으로 유입된다. 또한 유럽을 휩쓴 흑사병을 통해 인간의 몸이 너무 약한 것을 깨닫게 되면서 의학이 발전되기 시작한다.
르네상스의 신체 개념
르네상스에서는 다시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신은 자신의 형상대로 인간을 창조하였기에 어떠한 모습도 그 자체로 아름답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으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신체 비율이 수학적 질서와 조화를 완벽히 이루고 있음을 그림으로 남긴다. 미켈란젤로는 '다비드' 조각상을 통해 인간의 강인한 신체를 강조한다.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는 '인체의 구조'라는 해부학 책을 출간하며 인간의 몸을 연구한다. 그러면서 몸은 신의 작품이면서도, 자연의 법칙을 따르는 기계적 구조의 관점으로 보기 시작한다. 이는 데카르트의 '이원론'으로 발전하며 근대 과학과 의학이 새로운 관점을 갖게한다. 해부학은 예술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근육과 뼈의 이해는 신체를 더 사실적이고 생동감 있게 만들어줬다. 르네상스 시대는 신체를 과학과 예술을 대상으로 삼았다. 탐구와 표현의 시작이었다.
근현대의 신체 개념
산업혁명을 맞이한 인간은 생산성과 규율에 집중한다. 기계처럼 효율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무조건 장시간 노동에 견뎌야했다. 많은 시행착오로 신체를 과학적으로 관리하며 훈련하여 통제하도록 했다. 해부학은 더욱 정밀하게 발전하며 신의 도구니, 정신을 담는 것이니의 개념은 먼 이야기가 된다. 더욱 기계처럼 이해하고 각 조직은 연구가 활발해진다.
현대에는 몸은 상품화가 된다. 미디어의 발전은 누구도 이룰 수 없는 이상적인 몸을 추구하게 한다. 내일부터인 다이어트와 작심삼일의 피트니스가 중독처럼 퍼진다. SNS의 시대는 신체를 셀프 브랜딩하게 하며 자신의 몸을 가꾸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로 소비하게 한다. 우리는 늘 완벽한 그림과 사진을 보며 자신을 돌아보며 배를 만진다. 이젠 의학의 한계는 없다. 아픈 심장을 인공심장으로 교체한다. 팔다리가 없어도, 기형 유전자를 가져도 우리는 더 이상 갇혀있지 않게 된다. 트랜스 휴머니즘-신체를 기술적으로 향상시켜 새로운 인간을 만들기 일보 직전이다. 인간의 몸은 어디까지 확장될지 그리고 그 윤리적인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할지의 질문이 던져졌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신체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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