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전쟁과 과학의 관계는 역사적으로 매우 깊고 복잡하며 긴밀한 관계를 가진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인간과 사회 그리고 발전과 도덕적 문제를 동시에 성찰해야 하는 철학적이고 인문학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전쟁의 시작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있었고, 그 원인을 이해하려면 사회의 발달, 갈등의 본질 그리고 경제적, 정치적인 맥락을 알아야 한다. 어려운 문제이지만 간단하게 질문해 보자.
학자들은 전쟁의 시작은 인간의 본성에서 찾는다. 생존과 소유이다. 우리는 물리적인 전쟁을 겪지 않아도 이 두가지의 본성은 늘 인간이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토마스 홉스는 '리바이던'에서 인간의 이기심과 경쟁을 원인으로 주장하고, 장 자크 루소는 인간의 소유욕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모두 인간의 생존과 소유의 본성이 기반이 된다. 사회가 형성되면서 사회 공동체 간의 경쟁과 정치적 목적 그리고 종교적 신념으로 전쟁이 발생한다. 생존과 소유에서 갈등으로 폭이 넓어지며 전쟁은 대규모로 벌어지기 시작한다.
최초의 전쟁은 생존을 위한 자원(땅,물등)확보의 충돌이었을 것이다. 현대의 전쟁도 석유, 금, 희귀 광물 등 경제적 자원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권력(소유욕)의 확장과 권력 유지를 위한 정복 전쟁도 역사에는 수두룩하다. 마지막으로 이념과 종교의 갈등은 현대 전쟁의 가장 큰 원인이다. 십자군 전쟁은 약 200년 동안 이어졌고, 30년 전쟁도 종교적 이념의 갈등이 원인이었다. 헤겔은 '전쟁은 역사 발전의 필연적 단계다'라고 말하며 갈등과 투쟁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과학
전쟁이 과학 발전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전쟁의 습성상 더 빠르게, 더 효율적으로 승리하는 것이다. 무기의 발전은 온갖 인간의 상상력과 기술력이 함축된다. 제2차 세계대전은 레아더, 암호학, 핵물리학 등의 비약적인 과학 기술의 발전을 이끈다. 과학뿐만 아니라 의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수술의 기술과 의약품 그리고 응급처치 기술은 과학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룬다. 맨해튼 프로젝트(원자폭탄 개발)는 인류의 가장 큰 실수이자 발전이기도 하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는 성형외과 수술의 시작이 있었고, 크림 전쟁에서 나이팅게일은 위생과 감염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현대 간호학의 기틀을 마련한다. 더 나아가서는 물리적 전쟁은 아니었지만 냉전 Cold War때는 우주 개발의 소리 없는 전쟁이었기도 하다. 이때 GPS, 통신 위성, 컴퓨터 기술은 어마어마하게 발전한다. 이제 과학은 비인간화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사이버 기술을 통해 전쟁의 양상이 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의 전쟁에서 보듯이 드론 공격이 우리가 보는 비인간화된 전쟁의 시작이다. 이제 로봇을 이용한 무기들이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
전쟁과 과학, 과학과 전쟁
인간의 본성은 어디까지 선이고, 어디까지 악일까?
과학의 도덕적 중립과 전쟁의 윤리적 문제? 우리는 이 질문들을 어떻게 답해야 할까? 누가 이 대답을 할 수 있을까? 끊을 수 없는 이 관계를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덮어야하는 것일까?
과학은 본질적으로 중립적 혹은 인간을 위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과학자나 과학 공동체의 책임인가?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 개발 후, 과학의 평화적 사용을 주장하며 평화운동과 무기억제 운동을 하며 책임을 진다. 다른 한편에서는 전쟁을 위한 과학 발전은 '수단의 정당화'로 주장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을까? 딜레마다.
이제 현대 전쟁은 비인간화 전쟁이다. AI가 자율적으로 내린 결정을 윤리적인가? 혹은 인간이 배제된 전쟁은 인간의 책임이 없는 것인가?의 질문이 새로 생긴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을 생각해 보면 쉽다. 인간이 자연을 넘어 과학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창조할 때 발생하는 윤리적, 철학적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과학의 발전이 초래하는 결과를 충분히 고민했는가?를 인간은 성찰해야 하며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평화
과학의 발전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과학은 전쟁만이 아니라 인간의 풍요로움과 환경 문제 등 여러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과학이 전쟁의 수단이 된다면 인간의 지속 가능성에 위협이 된다. 과학과 전쟁, 전쟁과 과학이 단순한 상호 보완적 관계를 넘어 인간의 도덕적, 철학적 고민으로 깊이 얽혀야 한다. 즉 미래의 과학과 전쟁의 윤리적 경계에 대한 깊은 논의와 성찰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는 세계 평화라는 이상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이것을 실현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사실 현실적으로 어렵다. 인간은 매우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점진적인 협의를 통해 그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토마스 홉스가 말했듯이 전쟁의 원인이 인간의 본성이라면...갈등은 계속될 것이다.
완벽한 평화는 어렵다. 답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꿋꿋이 함께 추구한다면 분명 가치있는 목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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