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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영화 '테넷' - 과학적 관점, 인문학적 관점

by Polymathmind 2025. 1. 11.

영화 '테넷'

2020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또 하나의 머리가 아플 영화를 내놓는다. 바로 '테넷'이다. 4년이 지난 영화임에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내용에 관해 이야기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철저한 과학적, 역사적 고증에 뛰어난 감독이다. '테넷' 전에도 영화 '인셉션'으로 과학을 이용한 철학적 질문을 하기도 했다. 아직도 마지막의 그 팽이는 어떤 결말을 이야기하는가를 가지고 논쟁이 있다. 배트맨, 슈퍼맨의 히어로 물도 찍는다. 그 후에 '인터스텔라' , '오펜하이머'를 내놓으면서 과학적 원리를 뛰어난 시각적 영상미로 보여주기도 했다. 

'테넷'은 '팔린드롬'(회문) - 앞으로 읽어도 뒤로 읽어도 같은 단어이다. 영화에서의 핵심 주제인 '시간의 역행과 순행'을 의미한다. 영화의 메시지가 담겨있는 제목이다.

사토르 스퀘어

검은 박스 안에 있는 단어들은 모두 영화에 등장하는 단어이다. 고대 로마 시대의 암호 문구(사토르 스퀘어)의 중심 단어다. TENET은 중앙 십자 모양으로 보인다. 역시 시간의 대칭과 역행을 시각화한 제목이다.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의 윤리적 책임감과 신념, 그리고 시간 속에서 인간의 역할에 대한 인문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 

영화 '테넷'의 과학적 관점

사실 물리학적 개념으로는 말이 안 되는 개념이다. 영화에서 나오는 '엔트로피'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모든 물체 성질은 증가하려는 힘을 가진다는 개념이다. 이것은 불변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엔트로피'를 반전시켜 시간을 역행하게 한다는 설정이다. 물리학적으로 입자 수준의 특수 조건에서 시간 역행이 가능하다는 상상력이 시작이었다. 시간의 역행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물체와 환경 간의 상호작용도 반전도 보여준다. 화염으로 뜨거운 것이 아니라 추워지는 장면이 있다. 즉 시간의 역행으로 물체의 에너지의 전달과 흡수의 방식도 반전이 된다는 상상력이다. 

'테넷'은 실제 물리학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이 아니며, 주로 창의적인 상상력에 대부분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양자역학에서의 아주 작은 가능성을 확대한다. 우리는 어떤 상황이나 환경에서 항상 가능성을 계산한다. 우리의 상상력은 그 가능성의 계산의 결과에서 시작된다. 가능성이 높다면 상상할까? 아니다.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능성이 낮다면? 아무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가능성이 낮은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인터스텔라'(2014)에서 누구도 못 본 블랙홀의 이미지를 상상으로 그려낸다. 그로부터 5년 후, 실제 블랙홀을 촬영하는 데 성공한다. 놀라운 사실은 영화의 이미지와 실제의 이미지가 너무 비슷했다는 것이다. (곧 인터스텔라의 이야기도 해보자)  감독의 철저한 과학적 접근과 그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업적으로 기억된다. 이처럼 남들이 바라보지 않는 쪽을 보는 관점을 가져야 상상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영화 '테넷'의 인문학적 관점

이 영화는 인문학적인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우리의 행동이 미래와 과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다. 시간의 본질을 생각하게 한다. 영화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며 주관적임을 보여준다. 현재를 통한 과거와 미래를 어떻게 연결할 건지 생각하게 한다. 즉 과거와 미래는 독립적이지 않고 끊임없는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니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예측하기도 하고, 미래가 과거를 결정하기도 한다. 우리가 '운명'이라는 것이 과연 자유 의지인지도 질문한다. 선택이 운명적인가? 혹은 운명적인 선택을 한 것인가? 

영화 '테넷'은 인류의 미래가 현재 우리의 행동에 달려있음을 말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의 미래 세력은 현재 인류를 없애려고 한다. 이유는 미래의 세력이 현재 인류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지금 선택이 미래에 어떻게 나타나는가에 대한 경고를 해주고 있다. 시간을 초월한 인간의 연결은 시간이라는 경계에서도 서로 협력하고 돕는 '인간성'을 보여준다. 인간의 유대와 신뢰는 시간과 상관없이 중요한 가치라는 것이다. 우리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나를 따로 생각해 본다면 조금 쉽게 이해된다. 과거의 내가 누구이며, 무엇을 남겨서 현재를 살고 있고, 지금은 내가 누구이며, 무엇을 남길까의 고민으로 미래의 나를 만들 수 있다. 

결국 이 질문으로 다시 돌아온다.

'나는 누구이고, 어떤 아름다움을 남길 것인가?'

바로 고대 그리스와 르네상스의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