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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오페라 '파우스트' - 소설 '파우스트'

by Polymathmind 2025. 1. 10.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

괴테는 소설가, 작가, 시인이었던 폴리매스였다. 18세의 나이에 등단하며 25세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세상에 알려진다. 60여 년 동안 '파우스트'를 집필하면서 그의 인생과 같은 작품을 세상에 내놓는다. '파우스트' 없이는 독일문학을 논할 수 없다 할 정도로 독일 인간 정신의 상징과도 같다. 60여 년의 긴 집필 기간 동안 프랑스혁명, 나폴레옹 전쟁, 독일의 패배, 프랑스 7월 혁명 등의 격동의 시대다. 사상적으로 질풍노도, 고전주의, 낭만주의라는 세 가지의 문학적 정신이 복잡하게 얽혀있었다. 괴테는 이 모든 역사를 꾹 담아 '파우스트'를 쓴다. 

사실 '파우스트'는 실제 인물로 전해진다. 원어는 라틴어의 '파우스투스 Faustus'이고 뜻은 '행복한 사람', '행운아' 라는 뜻이다. 그의 기록은 많이 남아있지 않지만, 떠돌이 사이비 학자였다. 사이비 학자였지만 그가 가는 곳마다 그는 매력을 뿜어냈다. 당시 사람들의 이해를 벗어나는 기행을 보였기 때문인데, 사람들은 사탄과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저런 기이한 실험과 말 그리고 행동을 하는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파우스트'는 과학을 통한 세상의 근본 이치를 파헤치려는 선구자 었을 것이다. 종교의 엄격한 권위에 과감하게 맞서는 '파우스트'는 시대를 앞선 사람이었다. 인간의 본성을 억눌러야 천국에 간다는 인식을 깨는 사람이었다. '파우스트'의 이야기는 여러 나라의 작가들을 통해 출판된다. 그렇지만 주어진 운명과 시대에 굴하지 않고 두려움 없이 전진하는 '파우스트'의 캐릭터는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인간의 한계에 부딫힌 그는 괴로워한다. 이것을 본 신은 메피스토펠레스를 통해 그를 시험한다. 그 시험은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는 것이었다. 바로 '젊음'이다. 인간으로 가장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그가 원한 건,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었다. 괴테는 이 첫 장면에서 인간의 지식의 한계는 있지만, 욕망의 한계는 없다는 것을 말한다. 지식과 경험을 통해 완전함을 추구하지만 결국 인간의 존재의 한계에 마주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한다. 결국 르네상스적 인간관과 계몽주의의 한계를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 

메피스트펠레스와 손을 잡고 원하는 것을 다 가지는 '파우스트'는 사랑하는 사람을 갖기 위해 비극적인 일을 저지른다. 인간은 결코 욕망을 이길 수 없다. 결국 사랑하는 사람은 '파우스트'의 아기를 갖게되고, 그 아기를 죽이는 살인을 저지른다. 작품에서는 아기 살인자를 그 여인으로 보지 않는다. 바로 '파우스트'를 지목한다. 하지만 그 여인은 '파우스트'를 용서하고 그의 구원을 위해 기도한다. 결국 신이 개입하여 '파우스트'를 구원한다. 이 마지막 장면은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과 선한 의도가 구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괴테는 인간의 진정성과 노력이 하나님의 개입을 불러올 수 았다는며 개신교와 가톨릭의 논쟁을 초월하는 경계를 보여준 것이다.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

샤를 구노는 프랑스의 작곡가로 프랑스 낭만 주의 음악의 서정적이고 우아한 선율과 감정표현이 뛰어나다. 41세에 작곡한 '파우스트'는 그의 대표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는다. 괴테의 소설과 구노의 오페라의 내용을 크게 다르지 않다. 악마의 유혹으로 시작되는 스토리는 소설과 동일하다. 하지만 오페라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와 사랑하는 여인 '마르그리트'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해 간다. 소설의 방대한 사건을 3시간 안에 넣기 힘들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사랑의 감정과 유혹, 후회 그리고 속죄 같은 감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며 극적인 음악을 통해 장면을 서사한다. 오페라에서의 구원의 의미는 원작의 의미와 동일하게 보여주지만, 오페라에서는 '마르그리트'의 구원을 강조하며 종교적인 의식과 음악으로 클라이맥스로 마무리된다. 오페라 '파우스트'는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질문(욕망, 사랑, 구원)을 음악으로 풀어내며 인간적인 주제를 강렬하게 전달한다. 

소설 vs 오페라 '파우스트'

두 작품은 각각의 매체적 특성과 창작자의 의도를 통해 독자적 매력을 지니며, 서로 다른 방식으로 '파우스트'를 해석해낸다. 선과 악의 끊임없는 대립은 인간으로 하여금 도덕적 선택 혹은 욕망의 경계에 서게 한다. 인간의 욕망을 선택하면 삶의 활력을 제공할 수 있지만 동시에 도덕적 파괴와 비극적 결말을 꼭 따라온다는 무서운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인간의 노력과 신의 개입이 있다면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결말이다. 

그리고 인간의 노력은 바로 '사랑'이다.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그 이상의 순수함과 희생을 통해 구원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한껏 개인주의가 팽배한 지금, 우리가 누굴 위해 희생하는 것이 바보 같은 일이 되어버렸지만, 아직도 어디선가 선과 악이 갈등하며 그 갈등에서 누군가의 희생으로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다. 희생하는 그 누군가는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파우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