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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영화 '루시' - 뇌의 무한 가능성

by Polymathmind 2025. 1. 22.

영화 '루시'

2014년, 우리에게 영화 '레옹' , '택시'로 유명한 프랑스 감독 뤽 베송의 작품이 개봉한다. 어벤저스 시리즈의 블랙 위도우 역을 맡았던 스칼렛 요한슨과 한국의 국민배우 최민식의 출연으로 한국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는다. 이 영화는 뇌의 한계와 그 한계를 뛰어넘었을 때의 현상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시작은 뇌에 관한 오해에서 시작한다. 인간은 뇌를 10%만 사용한다는 오해다. 자 그럼 오해부터 시작된 이야기를 어떻게 풀었을까? 

주인공 루시(스칼렛 요한슨)는 우연히 신종 약물을 통해 뇌 활용률이 점차 100%에 도달하게 된다. 평범한 인간이었던 때를 10% 설정하고 시작한다. 뇌 활용률이 20%에 도달하면서 루시는 자신의 신체를 제어하기 시작하고, 고통을 차단하거나 상처를 치유하는 능력을 보인다. 30%로 올라가면서 주변 전자기 신호를 감지하며 사람의 심리까지 파악하게 된다. 40%~50%에 도달했을 때는 물체를 원격으로 움직이고 공간 구성을 바꾸는 능력을 보여준다. 60%~70%로 높아지면서 시공간 초월을 이해하며 최초의 인류 '루시'를 만나기도 한다. 인간의 인식을 넘어 방대한 양의 정보를 처리하고 이해한다. 그리고 100%에 도달하면서 인간의 모습이 아닌 데이터나 에너지의 형태로 변한다.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모든 지식과 존재를 초월하며, 우주의 모든 것을 이해하는 존재처럼 묘사된다. 그리고 마지막 대사는 '나는 어디에나 있다 I am everywhere'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영화는 끝이 난다. 

이런 뇌 활용률의 설정은 지극히 상상력이다. 과학적인 현실은 인간의 뇌는 항상 활동적이며 거의 모든 부분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뇌의 무궁무진함을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 뇌는 우주만큼이나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영화 '루시'는 우리의 잠재력과 초월 혹은 초능력의 기대감을 인간의 지식과 기술을 통해 진화해 가는 과정과 비교한 것이다. 즉 인간의 신체적 진화가 아니라 인간의 뇌에서 나온 상상력으로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진화하는 지금의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다. 

루시가 루시를 만나다

뇌의 무한 가능성

뇌의 무한 가능성은 인간의 무한 가능성과 같은 말이다. 우리의 물리적인 신체는 모두 뇌에서 결정하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1.4kg의 뇌는 더이상 커지거나 작아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잠재력은 한계가 있을까?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하며 인간의 존재 조건을 사고와 창의력으로 본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을 남긴다. 이 말은 자신의 무지를 앎이 지혜의 근본이라고 했다. 이들의 말은 뇌는 정보처리에는 한계가 있지만 무한히 배우고 생각하여 확장할 수 있는 능력은 무한하다고 보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정보처리만으로 이룩한 것이 아니다. 바로 상상력이 그 원동력이다. 지금은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려는 상상력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수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고 스스로 배우도록 프로그래밍한 AI가 이미 우리 가까이 있다. 지금 우리의 뇌에 AI가 더해진다면 그 이후는 어떨까? 어디까지 인간은 진화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인간에게 유용한가? 아니면 불필요할까? 마지막으로 그때의 인간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 법과 윤리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까? 등의 수많은 질문들에 둘러싸일 것이다. 물론 명쾌한 답은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랬으니까. 하지만 세상이 바뀔 때는 편리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희생해야 할 일도 분명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그래서, 동양 철학에서는 뇌의 가능성을 마음과 연결한다. 선을 추구하는 것을 잃어버리면 더 높은 차원으로 갈 수 없다. 서양 철학에서도 인간의 본질은 인간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상적인 세계를 탐구하는 끊임없는 노력말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생각을 덜하도록 만든다. 기억력도 떨어지고 판단력도 떨어진다. 인간 관계도 무너지며 가족 관계도 작아지거나 사라진다. 선두자의 뇌만 움직이고, 나머지 팔로워의 뇌는 정지한다. 리더가 아니라면 본인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키는 힘이 필요하다. 그것이 철학이고 인문학이다. 우리가 필요 없다고, 돈이 안된다고 내쳤던 그 철학과 인문학이 앞으로의 미래에는 꼭 필요하다. 

뇌는 신경물질로 전기 신호를 보내 움직인다. 개별 영역별 복잡한 임무를 수행한다. 인간의 신체 에너지 중 20%를 소비할 정도로 높은 활동량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물리적 기관이 그 전기 신호에 의해서 상상력이 발현되는 것이 정말 신기한 일이다. 그 안에서 어떤 상상력이 더 나올까 두렵기도 궁금하기도 하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뇌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항상 질문하고 끊임없이 통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