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인문학 14 - 뉴욕, 현대 인간의 초상화
자유의 도시, 그러나 누구를 위한 자유인가뉴욕은 흔히 ‘자유의 도시’로 불린다. 자유의 여신상이 항구를 지키고, 전 세계 이민자들이 그 자유를 찾아 모여들었다. 하지만 이 도시는 단순한 해방의 공간이 아니라, 자유라는 개념의 복합성과 이중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곳이다.이민자, 흑인, 성소수자, 여성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이들은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었지만, 종종 기존 구조에서 배제되거나 착취당했다. 자유는 존재했지만, 균등하게 분배되진 않았다.제인 제이콥스는 [위대한 미국 도시의 죽음과 삶]에서 “도시는 사람이 서로를 보며 살아갈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녀의 말처럼 자유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조율하는 가운데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뉴욕은 그런 실험이 일어나는 장소이자, 아직도 그 ..
2025. 8. 6.
아르누보 시대 - 안토니오 가우디, 곡선의 미학
기계화 시대에 피어난 자연의 선율19세기 말, 유럽은 산업혁명 이후의 대변혁기를 지나고 있었다. 도시는 팽창했고, 삶은 기계화되었으며, 건축은 점점 더 단순하고 기능적인 구조로 바뀌어 갔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등장한 예술운동이 바로 '아르누보'다. 프랑스어로 ‘새로운 예술’을 뜻하는 아르누보는 예술이 삶 속으로 스며들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즉, 건축과 일상, 예술과 기능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다.아르누보의 가장 큰 특징은 곡선, 유기적인 형태, 식물과 곤충 같은 자연의 모티프를 사용하는 것이다. 직선 중심의 고전 건축과는 달리, 아르누보 건축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흐르고 움직이며, 공간과 생명 사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질서’를 시각화한다. 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당시 ..
2025. 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