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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라 보엠' - 푸치니, 사랑과 자유, 그리고 죽음 이탈리아의 작곡가인 '자코모 푸치니'는 '베르디' 이후 가장 유명한 오페라 작곡가이다. 그의 음악은 아름다운 동시에 고난도 작곡 기법을 사용한다. 그의 어린 시절은 문제의 연속이었다. 그는 음악을 배우면서 인생이 바뀐다. 결국 명문 밀라노 음악원에 입학하면서 오페라의 길로 들어선다. 앞서 살펴봤던, '토스카' , '나비부인' 등이 대성공을 거둔다. 그의 마지막 오페라 '투란도트'는 아직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낭만주의 시대의 이탈리아 오페라를 완성하고 현대 이탈리아 오페라의 길을 열었다. 그는 인후암으로 수술받기 직전에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라 보엠'은 사실주의 오페라에 속한다. 왕족이나 귀족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적인 인물들의 인간적인 이야기를 하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완성시.. 2025. 5. 17.
도시 인문학 7 - 하이델베르크, 철학과 낭만 철학자의 길하이델베르크의 ‘철학자의 길(Philosophenweg)’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이곳은 독일 낭만주의자들과 철학자들이 실제로 사유하며 걷던 길이었다. 산책로라기보다 하나의 철학적 공간이다. 걷는다는 행위는 철학에 있어 단순한 신체 활동이 아닌, 사유의 전제가 된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시장을 걸으며 대화를 나눴고, 칸트는 하루도 빠짐없이 같은 시간에 걷는 산책을 철저히 지켰다. 하이델베르크의 철학자들도 이 길을 걸으며 존재, 역사, 자유에 대해 생각했다.‘철학자의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오른편으로는 중세 고성과 넥카 강이 펼쳐지고, 왼편으로는 고요한 숲이 이어진다. 이 풍경은 사유에 적합한 리듬과 공간을 제공한다. 사색은 언제나 속도보다 리듬을 필요로 한다. 걷는 속도는 사고의 깊.. 2025. 5. 16.
신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로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 유럽의 예술과 사상은 깊은 전환의 길목에 서 있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이상을 추종하며 이성과 질서, 균형을 중시하던 신고전주의는 사회적, 철학적 격변 속에서 점차 힘을 잃고, 그 자리를 감성과 상상력, 주관성을 강조하는 낭만주의가 대신하게 된다. 이 변화는 단순한 양식의 교체가 아니라,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의 근본적 전환이었다. 사실 앞의 기간들, 바로크, 로코코에 비해 비교적 짧고, 이후 낭만주의의 폭발과 대조되면서 순간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신고전주의는 철학과 예술을 응축하며 사조의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친 방아쇠였다. 신고전주의는 계몽주의와 궤를 같이하며 인간 이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발전했다. 문학과 미술, 음악에서는 규칙과 형식을 중시했고, 자연은 수.. 2025. 5. 15.
인간과 AI 에 대하여 질문 인간은 더 이상 특별한가? AI가 던지는 존재론적 질문AI는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감정을 흉내 내며 예술을 창작한다. 이는 인간의 고유성에 대한 도전을 의미한다. 오랫동안 인간은 감정과 창조성, 도덕 판단 능력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다른 존재와 구별 지어 왔다. 그러나 오늘날 AI는 언어를 이해하고 음악을 작곡하며, 인간과 흡사한 방식으로 소통한다. 인간만이 고유하다는 믿음은 점점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기술이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바꾼다고 보았는데, AI는 그러한 기술의 정점에서 인간마저 자원화된 존재로 전락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인간다움을 잃는다면 기술에 기대는 삶을 살게 되며 더 이상 특별해지지 않을 것이다. 이제 기술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의 고유성을 더욱더.. 2025. 5. 14.
신고전주의 문학 - 괴테, 문학과 사유 괴테와 인간의 내면 세계: 감성과 이성 사이 괴테는 문학사에서 낭만주의의 문을 연 인물로 자주 기억된다. 하지만 그의 문학은 단순히 감정의 해방이나 자연에 대한 찬양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감성과 이성, 충동과 도덕, 혼돈과 질서라는 대립적인 요소들 사이에서 인간 존재의 균형을 모색한 사유의 작가였다. 그의 대표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감정의 격류에 휩쓸리는 젊은이의 자아 해체 과정을 담고 있지만, 그것은 단지 낭만적 절망이 아니라 당시 사회와 도덕의 틀 속에서 고통받는 감수성의 절규이기도 하다. 괴테는 인간 내면의 갈등과 분열을 폭로하면서도, 그것이 개인적 고통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그의 문학은 결국 감정의 격렬함을 뛰어넘어 이성과의 화해를 지향한다. 특히 '파우스트'에서는 욕.. 2025. 5. 13.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 재난, 불신, 그리고 회복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2023년 12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는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다. 이 영화는 루만 일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현대 사회의 불안과 인간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단순한 재난 영화로 보일 수 있지만, 사이버 테러로 인한 국가위기 사태로 인간의 욕망에 의한 자업자득을 이야기한다. 재난과 존재영화의 시작은 문명의 껍질이 서서히 벗겨지는 과정이다. 전력망의 정지, 네트워크의 두절, 해변을 뚫고 선 유조선이 모든 것은 기술에 의존하던 인간이 근원적인 불안정한 존재 상태에 놓였음을 암시한다. 이 영화는 문명의 사라진 순간을 보여준다. 모든 체계가 무너진 뒤 인간은 어떤 존재일까? 의 질문을 하게 된다. 우리가 신뢰하던 문명이 무너지고 인간은 나를.. 2025.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