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더 이상 특별한가? AI가 던지는 존재론적 질문
AI는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감정을 흉내 내며 예술을 창작한다. 이는 인간의 고유성에 대한 도전을 의미한다. 오랫동안 인간은 감정과 창조성, 도덕 판단 능력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다른 존재와 구별 지어 왔다. 그러나 오늘날 AI는 언어를 이해하고 음악을 작곡하며, 인간과 흡사한 방식으로 소통한다. 인간만이 고유하다는 믿음은 점점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기술이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바꾼다고 보았는데, AI는 그러한 기술의 정점에서 인간마저 자원화된 존재로 전락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인간다움을 잃는다면 기술에 기대는 삶을 살게 되며 더 이상 특별해지지 않을 것이다. 이제 기술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의 고유성을 더욱더 지켜야 한다.
모방인가 창조인가? 의미와 감정의 본질에 대하여
AI는 말과 이미지, 음악을 만들어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인간의 삶에서 비롯된 맥락을 갖지 않는다. 장 뤽 낭시는 의미란 존재와 존재 사이에서 ‘함께 살아가는 경험’을 통해 생긴다고 보았다. 인간의 예술은 단순한 산출물이 아니라 감정, 시간, 관계가 교차된 복합적인 표현이다. AI가 만들어내는 것은 그럴듯한 형식일 뿐, 내면적 동기나 경험을 지닌 창조는 아니다. 이는 AI가 인간의 외양은 닮을 수 있어도, 인간의 내면까지는 도달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정보의 양과 처리 속도는 인간이 따라갈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존재와 존재 사이의 공존을 위해 진정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것이 기술과 인간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책임지는 존재는 누구인가? AI 시대의 윤리와 자유
AI가 인간의 결정을 대신하는 시대에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는 ‘책임’이다.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일으켰을 때, 그 선택의 도덕적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AI는 판단은 내릴 수 있어도, 결과에 대한 윤리적 책임은 질 수 없다. 인간은 실수를 하기도 하고, 때로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선택의 무게를 감당하며 살아간다. 이는 자유와 도덕적 자각을 가진 존재로서 인간만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이다. AI는 오히려 그 한계를 통해 인간이 가진 윤리적 깊이와 자유의 가치를 되새기게 만든다. AI를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택과 책임의 경계는 차이가 클 것이다. 이미 우리는 그런 시대를 살고 있다. 인간은 AI의 끌려다니면 안 된다. 우리가 인간임을 증명하는 도덕과 윤리를 놓치면 안 된다.
인간다움을 다시 묻는 시대
AI의 눈부신 진보는 인간의 기능을 대체하거나 모방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 존재의 깊이까지 도달하지는 못한다. 오히려 AI는 우리로 하여금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더 근본적으로 성찰하게 만든다. 우리는 이제 기술의 위력 앞에서 인간의 약함과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그 불완전함 속에서 피어나는 창조성, 윤리성, 그리고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만 생성되는 의미를 되새겨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인간다움이란 완벽함이 아니라, 책임지고 고민하며 함께 살아가는 과정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AI 시대는 인간의 종말이 아니라, 인간다움의 본질을 다시 사유하는 철학적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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