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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 - 의미 있는 결과는 진실한 과정에서 나온다

by Polymathmind 2025. 11. 13.

주말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이 궁금했고, 지금은 빠졌다. 예전보도 못한 배구의 인기를 다시 올려주고, 배구의 매력을 한층 높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요즘 각 방송사에서는 축구, 야구, 배구 등의 스포츠를 기반으로 스토리텔링을 들려준다. 출연자들은 각 종목의 은퇴자, 아마추어 그리고 진심인 일반인들로 구성되어 그들의 심장을 뛰게 만든다.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중심은 '진심'이다. 그들의 인생을 모두 보여줄 수 없지만, 그들을 비춰주는 카메라 앞에서 눈빛과 땀 그리고 눈물은 시청자들을 잠시라도 생각에 잠기게 한다. 

특별히 '신인감독, 김연경'은 빠른 전개와 뛰어난 구성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이룰 수 없을 것 같았던 꿈을 목표로 삼아 서로를 기대고 자신을 채찍질 하며 달려가고 있다. 감독으로 참여한 김연경 선수가 보여주는 표정과 말에서 '왜 세계 1등이 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매 회, 그녀가 하는 말은 나 자신에게 들리는 목소리가 되었고, 그녀의 혼잣말은 나의 목소리가 되었다. 

겨우겨우 승리한 경기 후, 라커룸에 등장한 김연경 감독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바로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승리의 단꿈은 두번째였고, 과정의 순간들을 하나씩 되새겨가며 선수들의 단꿈을 깨버린다. 땀을 비오듯 흘려 준비했던 상황들이 경기에서 이뤄지지 않는 것은 연습의 의미를 퇴색시키며 경기장에 들어간 순간, 그 순간을 복권처럼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바로 숙연해지며 다시 복기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그 순간 선수들은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왜 있어야하는지의 이유를 알게된다. 

'과정'과 '결과' 중 무엇이 중요한가?

지금은 뭐든지 빠르게 지나간다. 심지어 가을이 있었나싶다. 날씨마저 급해졌다. 여유라는 단어는 사치가 되어버린지 오래다. 자신을 다그치며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결과를 만들어내고, 힘든 과정은 필요없고 결과만 좋으면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망상에 빠져든다. 결과를 빠르게 가져가는 속도의 문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목적을 향해 나아가며 그 목적의 완성이 인간 존재를 증명한다'라고 했다. 결과는 '객관적인 증거'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과정을 본다면 어떨까? 사르트르는 '인간은 결과로 정의되지 않으며, 선택과 실천의 과정 속에서 존재를 증명한다'라고 한다. 인간은 '무엇이 되었는가?' 보다 '어떻게 살아가는가?'로 정의한다는 것이다. 칸트로 비슷하게 말했다. '도덕성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의 의지와 동기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과정'은 인간을 형성하며, '결과'는 과정의 부산물이다. 

결국 과정과 결과 중 무엇이 중요한가의 질문은 우매하다.과정을 통한 결과는 결국 하나이다. 서로의 거울이다. 결과가 아름답다면, 그것은 과정을 통해 쌓인 시간의 깊이가 그 안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아무리 화려한 결과라도 그 과정이 비윤리적이었다면, 그 결과는 공허한 껍데기에 불과하다. 결과만을 중시한다면 '성공'은 남지만, '존엄'은 잃는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며 윤리는 외면당하게 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우위가 아니라, “결과가 과정의 진실을 품고 있는가”이다. 과정은 인간의 도덕과 존재의 성실함을 드러내고, 결과는 그 성실함을 세상에 드러내는 형태가 된다. 결과 없는 과정은 방향을 잃고, 과정 없는 결과는 의미를 잃는다.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과정을 통해 빚어진 결과”이며,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성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