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누보 시대 - 안토니오 가우디, 곡선의 미학
기계화 시대에 피어난 자연의 선율19세기 말, 유럽은 산업혁명 이후의 대변혁기를 지나고 있었다. 도시는 팽창했고, 삶은 기계화되었으며, 건축은 점점 더 단순하고 기능적인 구조로 바뀌어 갔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등장한 예술운동이 바로 '아르누보'다. 프랑스어로 ‘새로운 예술’을 뜻하는 아르누보는 예술이 삶 속으로 스며들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즉, 건축과 일상, 예술과 기능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다.아르누보의 가장 큰 특징은 곡선, 유기적인 형태, 식물과 곤충 같은 자연의 모티프를 사용하는 것이다. 직선 중심의 고전 건축과는 달리, 아르누보 건축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흐르고 움직이며, 공간과 생명 사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질서’를 시각화한다. 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당시 ..
2025. 7. 29.
도시 인문학 13 - 예루살렘, 신과 인간 사이의 도시
예루살렘은 지구 위의 한 점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깊은 갈망과 질문이 집약된 상징적 공간이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이라는 세 종교의 성지이자, 수많은 전쟁과 평화, 기도와 침묵이 교차한 장소인 이 도시는, 단지 특정 종교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간이 ‘신과 인간’, ‘이방인과 공동체’, ‘과거와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사유해온 흔적 그 자체다.신을 향한 갈망, 도시로 구현되다예루살렘의 역사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신을 향한 인간의 욕망이다. 고대 이스라엘의 다윗 왕과 솔로몬 왕이 세운 예루살렘은 단지 정치적 수도가 아니라, 신이 머무는 성전이 존재하는 도시였다. 인간은 신을 우주 너머의 초월적 존재로만 보지 않았다. 신은 도시에 거하고, 성전 안에 임재하며, 구체적인 장소 속에 ‘존재’할 수 있..
2025.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