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인문학 17 - 재난의 기억과 미학의 도시, 산토리니
산토리니는 흔히 에게해의 낭만적인 휴양지로 알려져 있지만, 그 속에는 인간과 자연, 신화와 역사, 기억과 미학이 얽힌 복합적인 이야기가 흐른다. 이 섬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재난과 생존, 그리고 아름다움을 향한 인간의 의지가 공존하는 공간이다.자연과 문명의 공존산토리니의 기원은 대규모 화산 폭발에 있다. 기원전 16세기경, 미노아 문명을 뒤흔든 테라 화산 폭발은 에게해 일대에 엄청난 파괴를 남겼다. 당시의 재난은 섬의 지형을 지금처럼 반원 모양의 칼데라로 만들었고, 그 위에 인간은 다시 삶의 터전을 일궜다. 흰색 건물이 층층이 쌓여 바다를 향해 내려가는 산토리니의 풍경은 단순히 미적 선택이 아니라, 강한 햇빛을 반사하기 위한 생존의 지혜였다. 푸른 지붕은 하늘과 바다를 잇는 색으로, 인간이 자연의 ..
2025.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