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인문학 11 - 베를린, 상처의 기억 그리고 창
베를린과 상처의 건축베를린은 잊지 않기로 선택한 도시다. 단절된 과거, 나뉘어진 공간, 비극의 역사를 도시 그 자체에 새겨 넣었다. 많은 도시들이 전쟁이나 독재의 흔적을 지우려 애쓰는 반면, 베를린은 과거를 지우는 대신 도시의 일부로 남겨두었다. 베를린 장벽의 흔적은 도시 전역에 걸쳐 이어지고, 땅 위에는 장벽이 지나갔던 자리에 금속선이 깔려 있다. 사람들은 매일 그 위를 걷는다. 무심히, 혹은 의식적으로. 과거는 이 도시의 보이지 않는 구조물이자, 시민의 일상과 만나는 물리적 장소다.홀로코스트 메모리얼, 토포그래피 오브 테러(Topography of Terror), 슈타지 감옥 박물관 등은 고통의 기억을 아카이브화하지 않고, 체험 가능한 감각의 공간으로 만든다. 이들은 관람객에게 감정을 주입하지 않는다..
2025. 7. 1.